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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 둔화, 반도체 산업 어려움이 지대한 영향 끼칠 것”

입력 : 2022-12-13 07:13:37 수정 : 2022-12-14 20: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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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따라 희비 갈리는 우리나라 경제상황 방증
한은 "국내 반도체 수출은 단가 하락 등으로 내년 중 감소. 설비투자도 글로벌 IT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위축" 전망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재고 정상화 후인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
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신 실적을 들춰 본 것은 국내 주식 투자자들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이달 국회에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자료를 참고 문헌으로 제시했다.

 

내년 1%대 성장 전망의 핵심 원인인 반도체 경기를 예견하기 위해 중앙은행인 한은이 개별 기업 지표까지 살핀 것이다.

 

13일 뉴스1과 한은에 따르면 지난 9일 발표한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는 이 같은 '향후 반도체 경기여건 및 경제적 영향 점검' 참고 자료가 포함됐다.

 

자료에서 한은은 "국내 반도체 수출은 단가 하락 등으로 내년 중 감소할 것"이라며 "반도체 설비투자도 글로벌 IT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위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반도체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가 축소될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 업종은 경기 하강기에도 기술 개발에 따른 집적도 심화로 인해 생산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GDP 성장 기여도는 플러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해당 자료를 작성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10월 공개한 3분기 실적 자료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참고 문헌으로 개별 기업 실적 자료를 명시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한은이 '한은법'에 따라 작성 의무를 지는 보고서다. 한은이 펼친 통화신용정책에 따라 국가 경제가 크게 움직이는 만큼 스스로 펼친 정책을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에서다.

 

한은은 1999년부터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해 왔으며 경제 주체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횟수를 확대해 왔다. 첫해부터 2003년까지는 매년 1회씩 제출했고 2004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 2회씩 냈다. 그러다 2018년부터는 매해 4차례로 발행 횟수를 늘렸다.

 

이처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 금융 안정 상황, 경제 진단 등과 관련해 20년 넘게 시장과 소통해 온 경로다.

 

한은이 이런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개별 기업의 실적을 참고했다고 밝힌 것은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역으로 증명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내년 경기 둔화에 반도체 산업의 어려움이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은 입장에선 경기 둔화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가 금리·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당분간 금리를 인상해도 괜찮은지 여부가 경기 상황에 의해 갈리는 측면도 있다.

 

그런 면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치에 반영된 반도체 경기 여건을 살피는 것은 중앙은행 업무와 무관치 않다.

 

한은은 "최근 크게 늘어난 반도체 재고가 생산 조정 및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현재 반도체 재고 수준은 수요 업체와 공급 업체 모두 과거 평균을 상당 폭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주요 제조사들은 과잉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생산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10월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고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통상 재고 조정은 2~3분기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를 띠는 내년 하반기부터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경제 성장 폭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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