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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이 전한 월드컵 뒷얘기…“우리 신뢰하고 보호했던 감독님 위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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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12 14:49:54 수정 : 2022-12-13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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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뢰하고 보호했던 감독 위해 선수들 한 발씩 더 뛰었다”

“리더 중요성 깨달아…4년 동안 좋은 시스템 하에서 우리들의 축구 해왔다”

차기 감독 선임에는 “너무 쉽게 선택되지는 않았으면” 바라기도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과 악수하는 이재성(오른쪽). 이재성 블로그 캡처

 

월드컵 16강전을 마무리한 뒤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는 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30·마인츠 05)이 경기 전·후의 후일담을 전했다.

 

이재성은 12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일기 형식의 칼럼 ‘이재성의 축구 이야기’ 연재물에서 “우리의 축구를 후회 없이 보여주고 왔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월드컵 기간 중 자신이 느꼈던 많은 것들을 담담하게 풀어쓴 이 글에서 이재성은 선수단을 지휘했던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이재성은 지난달 24일 치렀던 우루과이전 다음날 벤투 감독이 자유시간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님이 준 자유 시간으로 선수들은 카타르에 온 가족들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라며 “나도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러시아 월드컵때와 달리 이번에는 가족들과 뜻깊은 순간을 함께 느낄 수 있어 행복하고 좋았다. 이런 시간이 주어져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재성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가나전을 하루 앞뒀던 지난달 27일 훈련에서는 전술 변화와 함께 그의 선발 제외를 암시했다.

 

이재성은 “전술 훈련에서 감독님은 경기력이 아닌 전술적 부분 때문에 우루과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줄 거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선발 제외를 예상했었는데, 생각대로 선발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선수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전반전 2실점을 보며 ‘나보다 더 공격적인 선수가 들어가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 동료들 역시 모두들 뛰고 싶었을 텐데도 팀을 위해 소리쳐 응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이재성은 3일 포르투갈전에서 느꼈던 심경도 털어놨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가 후반 21분 황희찬(26·울버햄튼)과 교체됐다.

 

그는 “희찬이가 그 동안 얼마나 뛰고 싶어했는지 알기에 감격스러웠다. 우리 모두 희찬이가 뛰고 싶어서 울던 모습을 봤었다. 마음이 참 아팠다”면서 “그런 희찬이가 역전 골을 넣었다! 희찬이의 고생을 그 한 골로 모두 씻어낼 수 있었다”며 감격스러웠던 역전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16강 진출을 결정짓던 순간에 대해 “벤투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굳건해졌다”면서 “감독님은 뛰고 싶다는 희찬이에게 ‘16강을 준비하라’고 말씀했다. 그런데 그렇게 투입된 희찬이의 골로 우리가 16강에 갔다”고 재차 기뻐했다.

 

그는 “그 경기 후 선수들끼리 ‘우리 감독님 진짜 명장이다’고 얘기했다”면서 “감독님에게는 계획이 다 있었다. 한 수 앞을 바라보는 분”이라며 감탄했다.

 

이재성은 벤투 감독에 대한 감사 표시도 잊지 않았다.

 

그는 “월드컵을 마무리하며 감독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면서 “벤투 감독님과 그의 사단이 함께 부임하며 우리는 좋은 시스템에서 축구를 했다. 4년 동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다”고 자부했다.

 

이어서 “흔히 고집이 세다고 하는데, 그만큼 감독님은 자기 철학에 믿음이 강하셨다”면서 “늘 변함없이, 똑같은 자세로 대표팀을 이끌어주셨고, 선수들을 신뢰·보호해주셨다. 그런 감독님을 보며 선수들도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쌓였다. 우리는 감독님을 위해 한 발 더 뛰게 됐고, 우리를 보호해줬던 그에게 보답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리더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 팀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몸소 체험했다. 벤투 감독님이 그걸 증명하셨다”고 벤투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이재성은 끝으로 선수들을 이끌 차기 감독에 대한 바람도 적었다.

 

그는 “벌써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우리 역시 소식만 전해들을 뿐 전혀 아는 것이 없다”면서 “우리를 잘 이끌어 줄 분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의 감독님을 (축구 관계자들이) 너무 쉽게 선택하지 않도록,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 번이라도 더 고심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이재성이 뛰고 있는 독일 프로축구 1부 분데스리가의 후반기 시즌은 내년 1월 재개된다. 발목 부상 중인 이재성은 재활과 함께 경기를 병행할 예정이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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