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적금 해지 읍소 사태’에… 상호금융권 고금리 특판 점검

입력 : 2022-12-11 19:37:22 수정 : 2022-12-11 21:34: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금융당국, 내부 시스템 체크 나서

농협 등 8∼10% 상품 수천억 몰려
이자만 수백억… “해지해달라” 촌극
한도 설정 않거나 비대면 허용 탓
“과도한 금리 경쟁에 일어난 사고”
상호금융권 통제 장치 작동 점검

단기자금시장 신용 경계감 여전
부동산 PF 사업장 모니터링 지속

금융 당국이 최근 일부 지역농협과 신협이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가 과도한 자금이 몰려 해지를 읍소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전체 상호금융업계에 특별판매 시스템을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금융 당국은 단기자금시장 경색 현상이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경계감은 이어가고 있다.

11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등 모든 상호금융업계에 특판 금리나 한도 등과 관련해 어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보고하라는 내용을 전달헀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역농협 3곳과 신협 1곳은 최근 연 8∼10%대 고금리 적금을 팔았다가 지급해야 할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자금이 몰리자 해지해달라며 읍소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들 조합은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판매하면서 실수로 한도를 설정하지 않거나 비대면 가입을 막지 않은 탓에 수시간 만에 최대 5000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이 경우 1년 이자 비용만 수십억∼수백억원이 발생한다. 직원 실수로 체결된 계약이어도 이미 성립된 계약은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해지에 동의하지 않는 한 효력이 유지된다.

이에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리의 급격한 상승 및 그에 따른 금리 경쟁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며 “특판이면 팔 수 있는 규모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왜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상호금융업계의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앞선 지난 8일 농협중앙회와 지역조합의 과도한 금리 제공을 전산 시스템으로 제한하는 방식 등을 협의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7일부터 지역조합이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합쳐 연 5% 이상의 예·적금 상품을 팔 경우 중앙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역조합이 고금리 상품을 판매할 경우 중앙회에서 역마진이나 유동성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점검한 뒤 당국에 반드시 사전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이 밖에 금융 당국은 채권시장에 대해서도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 PF 사업장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지난주 전반적으로 채권시장 상황이 좋아졌지만 우량물을 제외하면 아직 신용 경계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PF-ABCP의 경우 기초자산까지 들여다보며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부동산 금융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 위주로 현장 검사를 통해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살피며 추가적인 유동성 위험 노출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PF-ABCP는 부동산 개발 채권 조성 과정에 증권사가 연계된 경우가 많아 개별 사업장의 악화와 증권사의 예기치 못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5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대책을 내놓은 이후 회사채 금리가 하락하고, 두 달 만에 상환액보다 발행액이 많은 순발행 상태로 돌아서는 등 불안이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게 금융 당국의 생각이다.

특히 업계는 부동산시장 불안이 금융권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를 초대형, 대형, 중형사로 분류해 각 그룹별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을 자기자본과 비교할 경우 중형사(71%)와 초대형사(70%)의 부담이 대형사(62%) 대비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NICE신용평가는 “증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과중한 부동산 익스포저가 증권사 신용 위험의 뇌관 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NICE신용평가는 다른 보고서에서 부동산PF 리스크로 가장 우려되는 금융업종으로 증권과 캐피털, 저축은행을 꼽았다.

금융 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PF-AB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만기 도래에 따른 시장 수요에 맞춰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수·이도형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