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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정상 개막한 UN총회…선진국·화석연료회사에 ‘기후위기 책임’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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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1 11:58:45 수정 : 2022-09-21 11: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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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에너지회사에 대한 ‘횡재세’ 제안
개발도상국 지도자들, 선진국 책임 이행 강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막한 유엔(UN) 총회에서는 선진국과 화석연료 회사를 향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AP는 20일(현지시간)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총회 개막연설에서 선진국을 향해 화석연료 회사의 ‘횡재 이익’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런 ‘횡재세’로 기후위기 피해 국가와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에너지 회사에 대한 ‘횡재세’ 도입을 주장했다. EPA=연합뉴스 

오는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가운데 기후위기 해결·적응을 위한 재원 분담 문제가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갈등을 야기하는 사안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에 국제사회의 ‘공통의 적’으로 화석연료 회사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에너지 회사들이 거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 7월 석유회사들은 한달 기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올 2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엑손모빌이 178억5000만달러(한화 약 24조8000억원), 쉐브론 116억2000만달러(한화 약 16조2000억원), 셸 115억달러(한화 약 16조원)이었다. 

 

유럽은 이미 이들 에너지 회사에 대한 횡재세 부과를 추진 중인 상황이다. 최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에너지 회사로부터 1400억유로(한화 약 194조4000억원)를 거둬 에너지난 해결에 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책임이 작은 데도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는 가난한 나라를 위해 선진국이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손실과 피해가 지금 발생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사람과 경제가 피해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가 주요 20개국이 배출한 것이라며 “이건 기후 정의, 국제적 연대·신뢰에 대한 근본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카부아 마셜제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전세계가 ‘기후변화’라는 괴물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연합뉴스

구테흐스 총장은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COP27에서 ‘손실과 피해’에 대해 우선 논의되길 원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상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개발도상국 지도자들도 선진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데이비드 카부아 대통령은 “전세계가 이번 세기 최대의 도전인, 기후변화라는 괴물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해야 한다”며 “우리는 기후변화 적응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고 있다. 특히 작은 섬나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늘려 항공·해운 등이 의존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선진국을 향해 온실가스 감축과 개발도상국 지원 의무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카부아 대통령은 마셜제도의 국제 해운 수송에 대한 탄소 부담금 부과 제안을 언급하면서 “이는 탄소중립 선박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주요 오염국으로부터 취약 국가로의 자원 배분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도 선진국에 대해 탄소배출량 감축과 개발도상국 지원 의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불균질하고 역사적 불공정을 반영한다. 가장 책임이 작은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부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더 많은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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