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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여왕의 말씀,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에 큰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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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2 09:08:11 수정 : 2022-09-12 0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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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2010년 유엔 총회서 연설
"유엔, 테러리즘·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뉴욕서 비보 접한 반기문 "안타깝고 비통…
여왕이 남긴 관용과 화합의 염원 구현하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國葬)이 오는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되는 가운데 마침 그 직후 미국 뉴욕에선 올해 유엔 정기총회가 개막한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의 ‘조문외교’도 런던에서 대서양 건너 뉴욕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엔 창설을 주도했고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의 하나란 점에서 여왕과 유엔의 인연에도 눈길이 쏠린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31세이던 1957년 처음으로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서 세계 각국 대표를 상대로 연설하는 모습. 유엔 홈페이지

12일 유엔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는 1952년 즉위 후 5년이 지난 1957년 10월 처음 유엔본부를 방문해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했다. 31세 젊은이였던 여왕의 유엔 무대 데뷔는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는 2차대전과 6·25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평화’에 대한 갈망이 아주 뜨거웠다. 그는 연설에서 “평화와 정의, 번영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헌신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정해질 것”이라며 유엔의 대의를 실현하기 위한 회원국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그로부터 53년이 지난 2010년 7월 여왕이 다시 유엔 총회 연단에 올랐다. 84세 고령의 엘리자베스 2세는 미국, 그리고 영연방 회원국인 캐나다 순방 일정에 맞춰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 유엔 총회 연설 일정을 잡았다. 당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재직하던 시절이라 한국에선 여왕와 반 총장의 만남만으로도 커다란 화제가 됐다.

 

반세기 만에 다시 세계 각국 대표들 앞에 선 엘리자베스 2세는 7분가량의 연설에서 “그동안 유엔의 위대한 변화를 목격해왔다”며 “1957년 내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고작 3개의 유엔 조직만이 해외에 있었지만, 지금은 12만명 넘는 유엔 구성원이 전 세계에서 26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유엔의 발전상을 치하했다. “유엔의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단언한 여왕은 무엇보다 ‘테러리즘’과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2년 전인 2010년 7월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유엔 홈페이지

연설에 앞서 당시 반 총장은 엘리자베스 2세를 청중에 소개하며 “이 시대의 진정한 구원의 닻이며 우아함과 지조, 존엄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여왕의 정신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숭고한 가치”라고도 했다.

2010년 7월 유엔 총회 연설을 위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가운데)이 반기문 사무총장(오른쪽) 등 유엔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여왕 왼쪽은 남편 필립 공(2021년 별세). 유엔 홈페이지

자연히 지난 8일 엘리자베스 2세 서거를 바라보는 반 전 총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서거 이튿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여왕의 유엔 총회 연설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곁에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류애와 존엄의 정신이 가득한 여왕의 연설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데 큰 교훈이 되었고, 지금도 제 기억 속에 너무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마침 그는 뉴욕에 머물던 중 비보를 접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세계는 점점 더 위험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지금을 견디며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위안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던 여왕의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고 고인의 서거를 애도했다. 이어 “여왕께서 우리에게 남긴 관용과 화합, 그리고 긍정과 발전의 염원을 온전하게 구현해 내는데 합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영면을 기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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