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논문 발표하나 생각… 실천적 과제 부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를 두고 “순도 높은 자유 한 사발”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사를 언급하며 “매우 순도 높은 자유 한 사발을 그릇에 담으셨다”며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35번이나 등장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은 이미 자유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고 1탄은 국민 알 권리 충족”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그것을 미사일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일자리 통계를 마음대로 해석해서 발표하기 위해 통계청장까지 바꾸던 그런 시대에서 고용통계의 품질이 악화됐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자유의 맛 모든 국민이 느끼시도록 더 빠르게 가겠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윤 정부 공직자들이 권력의 눈치를 바라보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6분간 읽어내린 3450자의 취임사에서 자유를 35회 언급했고 ‘시민·국민’을 15회, ‘세계’를 13회, ‘평화’를 12회, ‘민주주의’를 8회 언급했다. 헌법적 가치로서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우리 사회에 필요한 ‘통합’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많았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 본인이 직접 취임사에 ‘반지성주의’라는 단어를 넣음으로써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을 전부 반지성 세력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그토록 강조했던 ‘공정’은 형용사로 남았고, ‘상식’은 취임사에서 사라진 점이 안타깝다”면서 “반지성주의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선 통합과 협치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고언을 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당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슨 논문을 발표하나 그런 생각을 했다”며 “이론만 이야기했지 실천적 과제가 부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취임사는 일반 국민 대중들도 ‘나라가 앞으로 5년 동안 진짜 잘 되겠구나’ 이런 것이 피부에 와 닿아야 하는 데 좋고 거룩한 말만 연결해 와 닿지는 않았다”며 “자유라는 말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자유의 실천적 과제가 몸에 와 닿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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