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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즈모서 F-35B 이착륙 성공…‘욱일기 항공모함’ 가속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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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7 06:00:00 수정 : 2021-10-07 09: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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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령관 “가까운 장래 인도·태평양에 항공방위 제공”
美 F-35B 이즈모 수직착륙 후 248m 활주로 달려 이륙
5년후 기동항모 2척 중 1번함 보유…日 항모대국 복귀

“이번 시험으로 이즈모가  단거리이륙·수직착륙(STOVL)기의 이착륙을 지원할 능력이 있음이 입증됐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인도·태평양 항공방위에 새로운 선택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대 제1호위대군(護衛隊群·1함대 격) 고무타 슈카쿠(小牟田秀覺) 사령관(해장보·소장)이 밝혔다. 

 

미국의 STOVL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2기가 지난 3일 항공모함화가 진행 중인  해상자위대 이즈모함에서 이착륙 훈련을 했다고 미국 해병대가 6일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도 일본 시코쿠(四國)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1차 개수 작업을 마친 이즈모함에서 검정시험을 실시해 F-35B의 발착이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브라이언 캐버너 미국 제1해병비행단 사령관(소장)은 이번 시험에 대해 “우리는 합동타격전투기(Joint Strike Fighter·F-35B를 의미)에 최고의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도 같은 능력을 손에 넣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하려는 우리의 공동 목표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미국 해병대 F-35B 전투기가 지난 3일 항공모함화 1차 개수 작업을 마친 일본 해상자위대 이즈모함 갑판에 수직착륙을 하고 있다. 미국 해병대 페이스북 캡처

■日 헬기 호위함 4척  중 2척 항모 개조

 

이번 검증 시험을 통해 이즈모급 호위함인 이즈모함(DDH-183)과 가가함(DDH-184)의 항모화 작업에 탄력이 붙을 예정이다. 욱일기를 휘날리는 일본 항모이 한반도 주변과 인도·태평양 지역을 활개 치고 다닐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 해병대와 일본 해상자위대가 페이스북·트위터 등에 공개한 동영상과 사진에 따르면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항공기지에서 이륙한 제242해병전투공격비행대 소속 F-35B 전투기가 이즈모함에 수직 착륙한 뒤 승조원 지시에 따라 다시 길이 248m 활주로를 날아올랐다.

 

현재 일본의 해군 격인 해상자위대는 4척의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護衛艦·DDH)을 보유하고 있다. 호위함은 태평양 전쟁 종전 후 자위대의 군사적 성격을 은폐하기 붙인 이름으로, 헬기 항모, 구축함 등 여러 종류의 함정이 호위함이라고 불리고 있다. 육상자위대의 경우 보병을 보통과(科), 포병을 특과(特科)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하다.

 

■ 이즈모함 지난 6월 1차 개수 종료

 

해상자위대는 4척의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을 중심으로 함대 격인 4개 호위대군을 운영하고 있다. 1개 호위대군은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 1척과 이지스함 2척을 포함한 함정 8척으로 구성돼 있다. 4척의 헬리콥터탑재 호위함 중 2척은 최신형인 이즈모급인 이즈모함(이즈모급 1번함)와 가가함(이즈모급 2번함)다. 나머지 2척은 그보다 아래인 휴가급의 휴가함과 이세함이다.

 

일본 정부는 4척 중 최신형인 이즈모급의 이즈모함와 가가함을 STOVL기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사실상 전투기 탑재가 가능한 2개 항모 함대 내지는 항모 기동전단을 보유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2026년 이즈모함의 항모화를 완료하면 태평양전쟁 당시 해군 강국이었던 일본은 다시 항모를 보유하게 된다. 항모 개수 작업은 5년에 한 번씩 있는 대규모 정기검사를 이용해 두 차례로 나눠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이즈모함의 1차 개수 작업은 올해 6월 종료됐다. STOVL기 착륙 시 발생하는 강력한 열기에 견딜 수 있도록 갑판 특수내열도장(塗裝) 처리와 유도등 설치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 일본 F-35B 전투기 42기 도입 예정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초음속 스텔스 F-35 전투기는 공군용인 F-35A, 해병대용인 F-35B,  해군용인 F-35C가 있다. F-35B는 STOVL기로 강습상륙함에서 운용되고, 항모에서 운용하는 F-35C는 좁은 공간에서 운용하기 위해 날개 끝이 접히는 게 특징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이던 2018년 12월 일본 정부는 F-35B 등 F-35 기종 추가 도입 계획을 승인했다. 일본은 당시 도입한 F-35A 42기(2019년 4월 1기 추락) 외에 추가로 105대를 구매할 계획인데 이중 F-35A를 63기, F-35B를 42기 도입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당시 도입을 결정한 F-35B 42기가 항모용이다. 올해 F-35B 2기 도입 예산 259억엔이 책정됐으며, 내년 예산안에는 4기 도입비 521억엔이 계상되어 있다.

 

NHK에 따르면 갑판과 격납고의 면적을 계산하면  F-35B 10기 정도의 탑재가 가능하다. F-35B기 42기를 도입한다는 것으로 볼 때 이즈모급 항모 2척 외에 추가 개조나 신형 항모 건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무타 슈카쿠 일본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 사령관(해장보·소장). 일본 해상자위대 동영상 캡처
브라이언 캐버너 미국 제1해병비행단 사령관(소장)

■ 일본 항모 전투기 조종사는 항공자위대 소속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급 항모에서 운용될 F-35B는 해병대 소속인 미국과 달리 해상자위대가 아니라 항공자위대 예하에 새롭게 창설되는 전투비행대에 소속될 예정이다. 단기간에 F-35B 전투기 조종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자위대의 기존 조종사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데다가 전후 일본 정부가 지향하는 군의 합동성(일본식 표현 통합성) 강화 정책 차원에서 함재기 전투기 부대를 항공자위대 소속으로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배 원인 중 하나를 당시 제국육군과 제국해군의 라이벌 의식과 무리한 경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육상, 해상, 항공자위대의 간부 후보 학교를 별도로 두지 않고 3군(軍) 통합사관학교 격인 방위대학을 두는 등 전후 합동성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판 해병대로 불리는 수륙기동단도 해군육전대의 전통을 이어받는 해상자위대가 아니라 육상자위대 예하에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5일 공개한 동영상에는 이즈모함에 스키 점프대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일본 해상자위대 동영상 캡처

■ 스키점프대식 활주로 보이지 않아

 

F-35B는 스키 점프대식 활주로를 통해 단거리 이륙한 뒤 수직 착륙이 가능하다. 이번에 미국 해병대와 해상자위대가 공개한 동영상·사진에서는 1차 개수한 이즈모함에서 스키 점프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즈모함 전체를 담은 영상을 보면 스키 점프대가 설치된 영국 퀸엘리자베스항모의 앞부분이 하늘로 치솟은 것과 달리 이즈모함은 수평 상태였다.

 

F-35B를 조종할 항공자위대 조종사 훈련은 지상 활주로에서 단거리는 이륙하는 것과 수직으로 착륙하는 것에 집중될 전망이다. 중국 해군이 구소련의 바라크 항모를 도입해 완성할 때도 지상에서 전투기 이륙 훈련을 하는 중국 전투기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공격무기인 항모는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일본의 전수(專守)방위 원칙 위반이란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논란을 의식해 평시에는 항모에 전투기를 탑재하지 않고 운용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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