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간격, 기존 3주서 4주로 조정…일부 접종 대상자들 ‘불안감’ 표출
전문가 “화이자 백신도 효과 충분히 검증 받아…우려하지 않아도 돼”
일각의 ‘돌파감염’ 우려에 대해 “‘돌파감염자’에게도 백신 효과 나타나”
일각선 “국민에 ‘접종간격조정·백신수급차질’ 충분히 설명해야” 지적도

정부가 50대 연령층 전체에 대해 모더나사(社)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려던 당초 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55~59세(1962~1966년생) 연령층의 접종 백신이 화이자로 변경되고, 기존 3주이던 접종 간격이 4주로 조정됐다.
이는 모더나측이 당초 7월에 공급할 예정이었던 백신 물량이 생산 차질 문제가 발생해 공급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신을 맞는 50대 사이에서 변경된 접종 계획으로 인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백신 수급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내가 어떤 백신을 맞을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50대 연령층의 접종 계획이 당초 모더나 백신 전체 접종에서 일부 화이자 백신 접종으로 바뀌었지만, 화이자 백신도 효과가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접종 백신이)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바뀐 것에 특별히 불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면서 “막판에 접종 백신이 갑자기 변경된 부분은 사람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겠지만 화이자 백신 제품 자체에 대해선 워낙 검증을 받은 백신”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일부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에서 보고된 백신 권장 접종 횟수를 모두 채우고 2주가 지나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돌파감염이야 백신 효과가 100%가 아닌데 당연히 나오는 것”이라며 “돌파감염자에서 중증예방효과나 입원 예방 효과가 안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즉, 돌파감염자에서도 백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9일 기준, 화이자 백신의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145명을 기록했다. 접종 10만명당 기준으로는 4.4명 수준이다.

해당 기간 중 화이자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받는 55~59세는 4주 뒤 같은 화이자 백신을 2차로 맞는다. 현재 화이자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은 3주다. 하지만 정부는 모더나 백신이 4주라는 점을 고려해 8월까지 한시적으로 1주일 늘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의학적으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행정적인 편의에 따라 접종 일정을 바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교수는 “임상시험 연구를 봐도 3~6주는 허가할 수 있다”며 “3주 접종 간격을 맞추기 힘들어 4주 간격으로 접종하는 국가들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추진단 또한 독일은 현재 화이자 백신을 3~6주, 영국은 8주 간격으로 접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돌파감염과 접종 간격에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고 개인적인 견해로는 무관하다고 본다”며 접종 간격을 한 주 연장한데 대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기석 교수는 “행정적인 편의상 접종 간격을 조정하기보다는 국민들에게 3주 간격으로 접종하는 것보다 4주 간격 접종을 하는 과학적인 설명을 해줘야 한다”며 “(백신) 효과가 가장 좋다며 3주로 정했는데 가장 효과가 높은 기간을 두고 4주로 바꿨을 땐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 있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지원팀장은 지난 26일 “최근 모더나 측에서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고 통보했다”면서 밝힌 바 있다.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더나사에서 국내에 충분한 물량을 당장 공급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당사자인 50대 백신 접종자들이 예기치 못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 변경에 불안감을 느끼는 만큼 정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왜 계획이 변경됐는지 백신 수급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는 요소는 과연 얘기했던 백신 물량이 제때 도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인 것 같다”며 “백신 공급일정과 수급상황에 대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조치가 없으면 앞으로도 이런 우려는 계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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