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를 포함한 보수단체 연대체인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제8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언론과 국회, 특검,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탄기국은 지난주까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었지만 이날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압박한다”며 강남으로 옮겼다.
또 탄기국 회원들은 이날 집회 이후 강남역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식당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고자 집회장소를 강남으로 선택했다. 정광용 회장은 박사모 카페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맛집에서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언론의 거짓말, 태극기 집회의 의미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눠달라”고 지시했다.
탄기국은 “정치 검찰은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코엑스에서 대치동 특검사무실,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3.6㎞ 구간 행진을 이어갔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일부는 행진 도중 경찰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면서 교통혼잡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경적을 울린 화물차량 운전자에게 “빨갱이”라고 욕설을 하는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에게 행진을 위한 차선을 더 허용해 달라며 항의하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는 “계엄령을 내려 질서를 잡아야 한다”며 강경한 주장도 쏟아냈다.
태극기 집회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또 탄기국의 강경한 발언에 거부감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이모(32)씨는 “시민들이 오가는 횡단보도를 보수단체가 엮은 띠로 가로막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또 최모(17)양은 “할머니들이 나를 붙잡고 ‘태극기 들고 집회 같이 참석하자’고 강요했다”며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탄핵 반대 주장에 반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박사모, 새한국 국민운동 등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인원을 3만7000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지난주 7차 태극기 집회 추산 인원보다 2만여명이 많은 수치다. 주최 측인 탄기국은 “1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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