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홀에서 트리플 보기
연장전서 오지현에 우승컵 내줘 ‘거물’ 아마추어 성은정(17·광주 금호중앙여고 2년)이 통한의 실수로 다 잡았던 프로대회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성은정은 26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 골프장(파72·652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트리플 보기 1개, 보기 1개로 73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끌려간 뒤 오지현(20·KB금융그룹)에게 우승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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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정(왼쪽 사진)이 26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4라운드에서 5번홀 아이언 티샷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성은정을 연장 접전 끝에 꺾은 오지현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
대회 주최사의 추천으로 이번 대회에 유일하게 아마추어로 출전한 성은정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과 두둑한 배짱으로 17번홀까지 3타차의 단독 선두를 달려 모처럼 아마추어의 우승이 다가오는 듯했다. 아마추어가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4월 김효주(21·롯데)가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성은정은 18번홀(파5·527야드)에서 다소 긴장한 탓인지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아웃오브바운즈(OB)를 냈다. 왼쪽 러프에서 유틸러티로 친 네 번째 샷마저 페어웨이 오른쪽 덤불 속으로 빠졌고, 다섯번째 샷조차 짧아 벙커 앞 러프에 떨어졌다. 여섯 번 만에 온그린한 뒤 2퍼트로 통한의 트리플 보기를 범하면서 연장전에 끌려갔다.
오지현, 최은우(21·볼빅)와 함께 치른 연장전에서 성은정과 최은우는 파를 기록했고, 지난해 11월 고향 부산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오지현은 평평한 4m의 버디 퍼팅을 떨궈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이다. 얼굴에 여드름이 듬성듬성한 소녀 성은정은 경기를 마친 뒤에도 계속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안산=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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