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요원 성매매 의혹 해명 ‘굴욕’
회원국 이견… 의제 합의도 불발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이틀간 열린 제6차 미주정상회의(OAS)에서 망신만 당한 채 제대로 된 성과도 얻지 못했다. 그는 외국 정상과 공동 기자회견 석상에서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성매매 의혹에 관한 입장을 밝혀야 했다. 회의는 쿠바 초청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공동합의문도 없이 폐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성매매 의혹에 대한 질문에 “조사가 엄중하게 이뤄져 곧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면 화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밀경호국 요원에 대한 기대는 이 자리에 선 우리 대표단에 대한 기대와 다르지 않다”면서 “우리는 미국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최상의 도덕적 기준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을 대신하는 우리는 최고의 품위와 정직성을 지녀야 한다”며 “이번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이런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요원들은 나와 내 가족, 미국 관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그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고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아주 훌륭하게 수행하는 그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틀간 개최된 이번 OAS는 35개 참가국 중 32개국 정상이 2016년 7차 회의에 쿠바를 초청하자고 주장했으나 미국이 반대하면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미국의 든든한 남미 우방인 콜롬비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쿠바를 초청하자는 데 대해 찬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쿠바가 이 지역 포럼에 참가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쿠바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민주주의 길로 들어서지 않고 기본 인권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부 국가가 쿠바 초청 문제를 들어 앞으로 행사에 불참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2015년 파나마 회의가 열릴지 불투명하다고 미국 언론은 내다봤다. OAS는 남·북미 대륙 지역협력을 위해 1951년 만들어진 기구로, 쿠바는 회원국이면서도 1962년부터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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