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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마음은 2002년… 몸은 2012년…”

입력 : 2012-01-31 22:28:15 수정 : 2012-01-31 22: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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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은퇴 기자회견
“축구화 신은지 14년…” 눈물 왈칵
향후 유소년 축구발전 위해 노력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이 “축구화를 신은 지 14년…”이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은막 뒤로 사라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스타 안정환이 31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거행된 은퇴 기자회견 석상에서 준비해 온 원고의 첫 줄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안정환이 31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오늘로 축구선수라고 불리는 것이 마지막”이라며 한숨을 크게 내쉰 뒤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힘들게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한 안정환은 “축구선수로서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세 번이나 밟을 수 있어 행복했다”며 “2002년 한일 월드컵이라는 영광스러운 대회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안정환은 “마음은 2002년인데 몸이 2012년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국내 복귀를 쉽게 결정 못한 것 같다. 아쉬움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며 은퇴를 결정한 것에 대한 회한을 표시했다.

그는 “솔직히 더 뛰고 싶다. 지금 은퇴하는 게 맞는 건지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맞는 건지 고민했다.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8년 당시 부산 대우 로얄즈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한 안정환은 수원 삼성을 비롯해 페루자(이탈리아) 메츠(프랑스) 뒤스부르크(독일) 등 다양한 클럽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안정환이 선수시절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던 것은 ‘돈의 유혹’이었다. 그는 “더 좋은 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팀을 옮길 때마다 금전적인 유혹을 떨치기 어려웠다”며 “또 팀을 너무 자주 옮기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에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명 축구 선수가 꼭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중학교 시절 당시 프로축구 대우 로얄즈의 축구 선수였던 대한축구협회 김주성 사무총장에게 사인을 부탁했지만 거절당한 이후로 안정환은 “나도 프로 선수가 돼서 사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말 중국 프로축구 다롄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안정환은 프로축구 K리그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다시 K리그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며 “날마다 통화하며 나를 끝까지 기다려 주신 신 감독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유소년 축구발전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안정환은 “대표선수 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지켜주고 잘할 수 있게 도와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한 번 더 눈물을 훔쳤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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