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단행된 대대적인 지도부 인사 정리가 본격적인 사법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군부와 외교에 이어 중국의 첨단 제조업과 항공우주 분야를 이끌던 고위 관료까지 기소되고 치안 수뇌부의 직책 박탈이 잇따르면서, 시진핑 4기 체제와 제21차 당대회를 앞둔 권력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후베이성 이창시 인민검찰원이 당 최고 지도부 중 한 명이었던 마싱루이 전 중앙정치국 위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최근 정식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마 전 위원이 직권을 남용해 타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고 극히 막대한 액수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기소는 지난달 26~29일 비공개로 열린 5중전회에서 그의 당적 박탈 처분이 공식 승인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5중전회 숙청 인사 중 법적 처벌을 위한 사법 절차로 전환된 첫 사례라고 짚었다.
마 전 위원은 우주항공 엔지니어 출신으로 광둥성 성장,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를 거쳐 2022년 권력 서열 상위 24명인 중앙정치국에 입성했던 대표적 기술 관료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5중전회에서 반부패·기율 강화 결의안을 채택하며, 마 전 위원과 고위 장성 2명을 포함해 정치국원 3명과 군부 거물 등 30여 명의 제명 처분을 일괄 추인했다.
신화통신은 또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4기 상무위원회 제19차 회의에서 왕닝 전 인민무장경찰부대 사령관의 정협 상무위원 직책 면직과 위원 자격 박탈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구체적 처분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혁명 원로 자제인 ‘훙얼다이’ 출신 왕 전 사령관의 이번 낙마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내부 치안을 총괄해 온 역대 무장경찰 사령관 3명(왕젠핑·왕닝·왕춘닝)이 전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5중전회에서 장유샤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고위 장성 16명의 당적 박탈이 추인된 데 이은 것으로, 현역과 퇴역을 가리지 않고 군·치안 수뇌부 전반으로 사정 칼날이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숙청이 단순한 반부패 척결을 넘어 차기 제21차 당대회를 겨냥한 고강도 권력 재편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교와 군부, 치안 라인에 이어 우주·방산 기술 관료군까지 대거 물갈이되면서, 지도부 전반에 걸친 ‘충성도 재검증’과 새로운 친정체제 구축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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