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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압승에… ‘주독미군 감축’ 철회 기대하는 독일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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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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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연설에서 “미국 달라지지 않을 것”
다만 예산에 관해선 “변화 일어날 듯” 예상
“미군 계획 수립에 영향” 긍정적 효과 기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 11·3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참패한 뒤 “워싱턴(미 수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독일은 유럽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가장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메르츠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초 취임 이후 의회를 거의 개입시키지 않고 통치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법률 대신 행정명령에 크게 의존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메르츠는 이어 “미국 헌법은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소야대 의회와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메르츠는 미국의 11·3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소야대 의회와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예산 분야는 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미군의 계획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PA연합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메르츠는 미국의 11·3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소야대 의회와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예산 분야는 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미군의 계획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PA연합

다만 메르츠는 예산권을 쥔 의회 상·하 양원 다수당 자리가 모두 민주당으로 넘어간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유일한 분야는 예산”이라며 “민주당이 의회 양원에서 권력을 장악한 후 행정부의 재정 계획을 막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군의 계획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츠의 이 같은 언급은 주독미군 감축 계획 백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 5월 전쟁부(옛 국방부)를 통해 ‘주독미군 일부를 빼내 다른 곳에 재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독일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는 메르츠가 미국의 이란 전쟁 수행에서 드러난 백악관의 무능을 지적하며 “미국은 아무런 전략도 없다”, “미국이 이란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 등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낸 데 따른 보복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의 조치를 ‘중대한 실수’, ‘어리석은 결정’ 등으로 규정한 뒤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메르츠가 미국의 이란 전쟁 수행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뒤 두 정상의 관계는 최악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주독미군 감축 계획까지 밝혔다. 백악관 홈페이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메르츠가 미국의 이란 전쟁 수행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뒤 두 정상의 관계는 최악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주독미군 감축 계획까지 밝혔다.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의회는 매년 국방수권법안(NDAA)을 심의해 통과시킨다. 이는 전쟁부의 예산 지출과 주요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다. 지난 7월 의회를 통과한 NDAA는 전쟁부가 오는 2027년 한 해 동안 1조1500억달러(약 1544조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지출함에 있어 현재 2만8500명인 주한미군 규모를 줄일 수 없다는 제한을 부과했다. 따라서 이날 메르츠의 발언은 민주당이 장악한 미 의회가 NDAA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독미군 감축 시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명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주독미군은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무려 30만명에 이르렀다가 꾸준히 줄어 현재는 3만600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전쟁부가 장병 5000명 우선 감축 계획을 밝힌 직후 트럼프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줄일 것”이라는 말로 독일 정부 그리고 메르츠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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