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집단성폭행 의혹 사건의 특별검사로 지명됐던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수사 일선에서 물러났다.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인해 불거진 수사 공정성 논란이 확산하자 외부 전문가에게 전권을 넘긴 조치다.
제임스 총장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2024년 10월 발생한 코넬대 성폭행 의혹 사건의 형사 수사를 이끌 외부 법률 고문으로 재클린 켈리 전 연방검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켈리 전 검사는 코넬대 학부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현재 글로벌 로펌 ‘보이스 쉴러 플렉스너’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과거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청 형사부 민권국 초대 국장을 역임하며 굵직한 성범죄 수사를 다수 이끌었다.
특히 지위와 약물을 악용해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힙합 거물 ‘디디’(숀 콤스)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캐나다 패션 재벌 피터 니가드의 성범죄와 환자들을 상습 추행한 맨해튼 신경과 의사 사건 등 중대 성범죄 사건도 다뤘다.
켈리 전 검사는 향후 뉴욕주 검찰총장실과 소속 로펌 변호사들로 꾸려진 전담 조사단을 이끌며 증거 검토 및 피의자 기소 여부 등 사법 절차 전반을 총괄한다.
이번 외부 인사 기용은 제임스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을 둘러싼 시비 끝에 이뤄졌다. 앞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사건 관할 지방검찰청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1일 제임스 총장을 특별검사로 지정했다.
그러나 임명 직후부터 전문성 부족 논란과 함께 제임스 총장이 피해자 측을 사전에 지지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임스 총장은 특검 임명 사흘 전 SNS에 “이 젊은 여성이 겪어야 했던 일은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그녀와 모든 생존자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은 수사 배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계 학생 윈스턴 리는 법원에 제임스 총장의 수사 관여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냈다.
피의자 측 변호인단에는 학내 성범죄 사건 전문 변호사인 앤드루 밀텐버그를 비롯해 거물급 변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전 세계적인 ‘미투(#MeToo)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뉴욕주 성범죄 재심 변호인과, 디디 콤스의 연방 성범죄 재판을 맡았던 변호사들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제임스 총장의 편파성을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선 바 있다.
제임스 총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사업체를 상대로 한 민사 소송을 주도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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