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사 적자 이유 운항 중단 예고
“육지의 버스와 지하철이 국민의 발이듯, 고립된 섬 주민에게 뱃길은 ‘바다 위의 국도’이자 생존 그 자체입니다.”
뱃길이 유일한 교통편인 제주 추자도 주민들이 정부와 제주도를 향해 생존과 직결된 해상 교통권을 지켜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4일 ‘추자면 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전날 마을 광장에서 주민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산타모니카호 운항 중단 철회 및 추자도 해상교통권 사수 주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궐기는 ‘제주∼추자∼진도’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산타모니카호의 선사가 돌연 운항 중단을 예고하면서 촉발됐다. 선사 측은 2022년 취항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65억원에 달하는 등 계속되는 손실로 운항 유지가 부담스럽다며, 최근 제주도에 12월 31일 운항 중단 계획을 공식 전달했다 .지난해 추자항 접안 사고로 선박 안전에도 문제가 생겨 운항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추자도 주민들의 해상 교통권을 위해 올해 19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39억원의 결손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향후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운항 유지를 요청해 왔다. 주민들 역시 산타모니카호 덕분에 가능해진 ‘제주 본섬 1일 생활권’을 지키기 위해 선사에 운항 중단 철회를 요구했으나, 선사 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장 내년부터의 운항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선사가 제주도에 운항 중단 계획을 통보하기 전 이미 해외 선박 거래 사이트에 산타모니카호를 매물로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궐기대회에서 이우철 영흥리상인번영회장은 “제주도는 선사에 결손지원금을 넘어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나, 선사는 이를 거부하고 배를 매각하려 한다”며 “정부와 제주도가 여객선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추자도 여객선 공영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구 비대위원장도 “선사는 연안여객 사업자로서 막대한 국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으며 영업 이익을 챙겨왔음에도 일방적으로 운항 중단을 통보했다”며 “주민들의 발을 팔아넘기려 했다”고 성토했다.
◆운항 중단하면 당일치기 본섬 방문 어려워
산타모니카호는 차량 84대와 승객 606명을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쾌속선이다. 하루 한 차례 제주항과 상추자항을 오가며, 제주항에서 상추자항까지는 50분가량 걸린다.
산타모니카호 운항이 중단될 경우, ‘제주∼추자∼완도’ 항로의 송림블루오션호가 유일한 대안이 되지만 출항 시간(추자도 출발 오후 4시 40분, 익일 아침 8시 입항)의 한계로 당일치기 본섬 방문이 불가능해진다. 이 여객선은 차량 50대와 승객 240명을 실을 수 있으며, 운항 시간은 2시간가량이다. 오후에 추자에서 출발해 저녁에 제주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운항해 추자 주민들이 제주(본섬)를 방문한 뒤 당일 섬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한편, 비대위는 이날 산타모니카호의 운항 중단 철회를 촉구하며 배 모형 화상 퍼포먼스와 함께 추자면사무소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어 제주도지사 앞으로 작성한 탄원서를 추자면장에게 전달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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