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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더 내서 퇴출 … 액티브 ETF 울리는 ‘상관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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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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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에만 6개 상품 상장폐지

비교지수 0.7 이상 추종 의무화
3개월간 기준치 못 지키면 상폐

1년간 수익률 40%P 초과 달성
국내 1호 ‘피지컬 AI 상품’ 폐지
운용역의 고수익 추구 취지 퇴색

연동 조건없는 ETF 논의도 중단
전문가 “상관계수 기준 완화해야”

최근 증시 조정장 속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상장폐지되고 있다. 지수를 일정 수준 따라가야 하는 규정에 묶여 올해만 6개 상품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운용역이 재량껏 유망 종목을 담아 초과수익을 낸다는 상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초과수익 내고도 상장폐지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가 상관계수 기준 미달로 이날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4월 국내 1호 피지컬 인공지능(AI) 투자 상품으로 출시된 지 1년6개월 만이다.

 

상관계수는 ETF가 운용의 기준점으로 삼는 ‘비교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일반(패시브) ETF가 상관계수를 0.9(90%) 이상 유지해야 하는 것과 달리, 액티브 ETF는 0.7(70%)로 기준이 완화된 대신 나머지 30% 범위 안에서는 운용역이 자율적으로 종목을 담을 수 있다. 예컨대 비교지수 움직임을 100이라고 할 때 위아래로 30%의 여유가 있어 70에서 130 범위 안까지는 지수와 다르게 움직여도 괜찮다는 의미다. 다만 상장 1년 후부터 3개월 연속 이를 밑돌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문제는 폐지 사유가 운용 부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2.8%로 비교지수 수익률을 4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운용사가 AI 투자 흐름에 맞춰 소프트웨어 비중을 줄이고 메모리 반도체와 광통신 인프라 종목을 늘려 성과를 낸 결과다. 그러나 비교지수와 포트폴리오 구성이 달라지면서 주가 흐름이 엇갈렸고, 지수와의 상관계수가 하락해 상장유지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 상관계수 미달 사유로 상장폐지된 ETF는 총 6개로, 다른 종목도 대부분 초과 성과를 내고도 퇴출 절차를 밟았다. 지난 7월 상관계수 미달로 첫 상장폐지 사례가 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는 폐지 직전 1년 수익률이 152%를 기록해 비교지수를 50%포인트 이상 앞섰다. 함께 퇴출된 ACE 타깃데이트펀드(TDF) 액티브 3종과 8월 상장폐지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도 비교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냈으나 기준 미달로 폐지됐다.

◆법 개정 지연에 추가 상폐 우려

 

시장에서는 상관계수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상관계수 기준을 밑돌아 한 번이라도 미달 주의 공시가 발생한 액티브 ETF는 총 20개다. 이 중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 ‘에셋플러스 차이나일등기업포커스10액티브’, ‘HANARO 미국S&P500액티브’ 3개 상품이 상관계수가 0.7을 밑돌고 있다. 다만 상관계수는 최근 1년간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돼 단기간에 포트폴리오를 지수와 동일하게 맞추더라도 수치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현행 규제가 액티브 ETF의 운용 자율성을 제약하는 만큼 단계적인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초과성과를 낸 상품까지 획일적으로 상장폐지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투자자 보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초과성과 상품의 유예기간을 늘리거나 상관계수 기준을 0.5~0.6 수준으로 낮추는 보완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 선임연구위원도 관련 보고서에서 “우선은 상관계수 유지 의무를 완화하되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액티브 운용이 가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관계수 규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중간 판매채널이 위험성을 고지하는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ETF는 투자자가 직접 매수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수 추종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퇴출당한 상품들은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냈지만, 반대로 지수보다 수익률이 크게 뒤처지는 상황에서는 투자자 피해를 막는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 개선 논의는 현재 멈춰 선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미국 등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지수 연동 요건이 없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금융투자협회와 업계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상반기까지 논의를 이어왔지만,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현안이 불거지면서 관련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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