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에서 다수당을 탈환할 것으로 주요 언론사의 출구조사 결과 예측됐다. 전통적인 동맹마저 ‘거래적 관계’로 보고 적대적 접근까지 불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대외정책은 앞으로 의회의 보다 강력한 견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권력구조 재편이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 국익 최대화에 외교적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비판적인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함에 따라 미국의 일방적인 통상 압박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린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더라도 트럼프가 대통령 거부권을 앞세워 기존 통상정책을 고집할 우려는 여전하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와 약속한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에 의회가 관여해 추가 투자를 요구하는 등 사업성·수익성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쿠팡에 대한 조치를 고리로 미 하원에서 우리 정부를 압박했던 공화당 대신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는다 해도 당장의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그간 백악관과 공화당을 상대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해왔던 만큼 앞으론 민주당과의 소통도 늘려가야 한다. 민주당 역시 자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을 펴왔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 정부가 작년 10월 정상회담 이후 핵추진 잠수함과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한·미 안보 협의와 관련해 여태까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 트럼프 행정부 설득은 물론이고 전통적으로 핵 비확산을 엄격하게 적용해온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 협조까지 받아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국정 동력을 잃은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재량이 큰 외교·안보 분야에서 업적을 쌓고자 북·미 정상회담에 ‘올인’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돌발 변수 발생에도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취약해진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리아 패싱’이 없도록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미국의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그간 각종 권력 남용으로 논란을 자초한 트럼프와 이를 방치하거나 외려 부추긴 공화당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지층만 바라보며 삼권분립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정부와 여당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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