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오버부킹 등 피해구제 신청 188건
“숙박업소 알아보다가 험한 말만 나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지난 6월 부산 공연을 앞두고 현지 숙소를 알아보다 평소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을 접했다며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같이 토로했다.
“부산이 싫어질 것 같다”는 그의 글에는 “범죄 행위다”, “바가지를 근절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높은 숙박비를 요구한다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평소 6만원이 채 되지 않던 객실 가격이 수십만원으로 치솟았다는 게시물까지 확산했다. 이를 두고 “부산 토박이인데 부끄럽다”, “같은 부산 사람인 게 싫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기존 예약을 ‘오버부킹(초과예약)’을 이유로 취소하게 한 뒤 객실을 더 비싼 가격에 재판매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실제로 공연을 앞두고 기존 예약 취소를 유도한 뒤 객실을 고가에 재판매한 숙박업소 관리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부산 부산진구의 한 숙박업소 관리 직원인 50대 남성 A씨를 공소청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중순 고객 B씨에게 전화해 “오버부킹이 났으니 어쩔 수 없다”며 예약 취소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 6월12~13일 열린 BTS 부산 공연 관람을 위해 이미 1월 중순 해당 숙박업소 객실을 정상가에 예약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실제 초과예약 문제는 해소됐고 잔여 객실도 있었지만, A씨는 더 높은 가격에 객실을 판매하기 위해 취소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객실은 이후 정상가보다 6~7배 높은 1박 50만~60만원에 재판매됐다.
문제는 이처럼 공연이나 축제 등 특정 시기에 숙박 수요가 집중될 때, 기존 예약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몰리는 수요로 숙박비가 오르는 것과 이미 확정된 예약을 초과예약 등을 이유로 취소하게 한 뒤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것은 다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아 지난 9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숙박 오버부킹과 일방적인 예약 취소 관련 소비자 상담은 1380건, 피해구제 신청은 188건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상담은 2021년 139건에서 2025년 322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8월까지 342건이 접수돼 지난해 연간 건수를 넘어섰다. 피해구제 신청도 2021년 5건에서 2025년 51건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8월까지 42건이 접수됐다.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사업자 귀책 사유로 숙박 계약이 취소되면 취소 시점 등에 따라 환급과 함께 손해배상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주요 숙박 플랫폼의 이용약관에 추가 배상 관련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안내가 부족해 소비자가 결제금액만 돌려받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예약을 취소당한 소비자가 대체 숙소를 구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 등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할 수 있다면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피해 발생 시 소비자가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숙박업소와 예약 플랫폼의 책임 있는 대응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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