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 다음 날 쓰러져 숨진 30대 산모의 유족이 담당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4억 6000만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패소했다.
4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3부(구자헌 부장판사)는 숨진 산모 A(사망 당시 34세)씨 유족이 산부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2월 3일 인천의 한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출산했다. 입원 치료를 이어가던 A씨는 다음 날 오후 수술 부위 소독(드레싱)을 받으러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씨는 담당 의사 B씨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다른 대형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러나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수술 닷새 만인 2월 8일 폐색전증으로 끝내 숨졌다.
사망 이후 B씨는 이송 과정 중 119구급대원이 기도 유지 기구를 삽입했음에도 자신이 직접 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해당 혐의는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A씨 유족은 분만 전후 혈액 응고 상태 확인이나 기도 확보·삽관 등 필수적인 응급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B씨가 보호자 연락을 받은 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 산소를 공급하는 등 필요한 응급조치를 다했다고 보고 유족 측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전문심리위원 소견 등을 종합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분만 열흘 전 A씨의 추가 혈액 검사에서 혈액 응고 관련 수치가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며 “분만 직후에도 혈액 응고 상태를 별도로 확인해야 할 주의 의무가 의료진에게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실신한 뒤 5분가량 의식이 호전돼 자발호흡이 가능한 상태였으므로 즉각적인 기도 확보나 삽관이 이뤄졌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산소를 공급하며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적절했다는 전문심리위원 의견도 일치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술 전 폐색전증 발생 위험을 알리지 않았다는 유족 측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수술에 앞서 합병증인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서에 자필 서명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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