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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입’에서 러시아 간첩으로… 前 대변인 ‘반역죄’ 기소 [이 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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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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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젤렌스키 측근이던 율리아 멘델
2019∼2021년 대통령실 대변인 지내
푸틴·젤렌스키 싸잡아 ‘惡’ 규정하고
“젤렌스키가 평화 걸림돌” 주장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40대 여성이 ‘러시아를 위한 고등 간첩’이라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 여성에 대해 우크라이나 검찰은 “반역 혐의를 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침략을 정당화하는 인물로 여길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2019∼2021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일한 율리아 멘델(40)을 반역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9월 “멘델이 허위 정보와 러시아 측 선전을 유포하고 러시아의 침략 정책을 지지한다”며 그에게 10년간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부과했다. 현재 멘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우크라이나에서는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이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을 지낸 율리아 멘델(오른쪽)이 현직 시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 모습. 게티이미지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이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을 지낸 율리아 멘델(오른쪽)이 현직 시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 모습. 게티이미지

우크라이나가 아직 소련(현 러시아)의 일부이던 1986년 남부 헤르손주(州)에서 태어난 멘델은 공산주의 치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대학에서 문헌학을 전공한 그는 모국어인 우크라이나어는 물론 폴란드어와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2008년 대학 졸업 후 한동안 언론인으로 일했으며 다큐멘터리 연출을 맡기도 했다.

 

2019년 대통령에 취임한 젤렌스키는 대통령실 대변인을 국민 공모전으로 뽑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멘델은 4000명 넘는 도전자를 물리치고 선발돼 그해 6월부터 젤렌스키의 ‘입’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재임 중 언론을 대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실수를 저질렀고, 결국 2년여 만인 2021년 7월 사임했다. 당시 멘델은 “건강상 이유로 물러났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상 ‘경질’이란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2022년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두 나라 간에 전면전이 벌어졌다. 언론인으로 되돌아간 멘델은 한동안 젤렌스키의 전쟁 수행 노력을 칭찬하고 전시 체제 아래 우크라이나 국민이 겪는 고통을 묘사한 기사를 보도했다. 대통령실 대변인 시절의 경험을 책으로 엮어 출간하기도 했다.

 

그런데 2025년 1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개시가 가시화하며 멘델의 논조가 조금씩 바뀌었다. 그는 전쟁 중단을 열렬히 지지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부과하려는 가혹한 조건에는 눈을 감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급기야 올해 1월 미국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선 젤렌스키를 맹비난했다.

 

구체적으로 멘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악’으로 규정하며 “젤렌스키도 악”이라고 말했다. “평화에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가 바로 젤렌스카”라며 현직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과거 코카인 복용 의혹까지 제기했다.

 

멘델의 기사와 저서, 그리고 SNS 게시물 등을 분석한 우크라이나 검찰은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해 침략국 러시아에 유리한 진술을 퍼뜨려 우크라이나의 국제적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또 ‘우크라이나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으며 이 나라는 멸망의 길을 걷고 있다’는 멘델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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