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국조 요구서는 추가 논의
野 “필버 등 모든 수단 동원” 반발
2027년 4월 재보선·2028년 총선 전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 해소 전략
與, 논란 조항 드러내고 수사집중
野 “공소취소 악마의 발톱 드러내”
“하명 특검 저항”… 전격 여론전 예고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정부 시절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안을 상정하고 이르면 5일 본회의 처리까지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논란이 된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수정할 방침이다. 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는 추가 의견수렴을 위해 요구서 보고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드디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악마의 발톱을 드러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비롯한 모든 가용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법사위는 4일 오전 전체회의에 조작기소 특검법을 상정한 뒤 오후에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법안 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조작기소 특검법은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5일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달 5일로 예고했던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는 미루기로 했다. 내부 의견을 더 들어본 뒤 일정을 관련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조작기소 특검법 수정안 내용도 공개됐다. 지난 4월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대표 발의한 원안의 수사대상은 그대로 유지하되, 논란이 된 공소취소 조항은 삭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원안에 있었던 공소취소(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와 공소유지 업무 조항을 제외했고, 수사·기소 또는 공소유지 중인 사건에 대한 이첩 요구권도 수정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대상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금품 수수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통계 조작 등 12가지 사건이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특검에 공소유지 업무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공소취소 권한’ 조항을 놓고 야당의 ‘방탄 입법’ 프레임에 휘말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법안 처리를 유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주류인 상황이다. 의총에서도 특검법 추진 자체에 대한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 법사위 내부에서도 소위원회 심사를 지체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조속히 의결해 본회의로 넘겨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재보선과 2028년 총선 대비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해를 넘기면 국정동력이 분산되고 정치적 소모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소취소 권한 관련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것도 여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줬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하게 공소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 달라”며 기존 기소사건의 이송·처분 관련 조항을 빼고 진상규명에 힘써 달라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권한 조항을 삭제하더라도 특검을 통해 재판 결과를 뒤집으려는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며 총력 저지 태세에 돌입했다. 일단 법사위 전체회의를 보이콧하거나 법안 상정의 부당함을 따지며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이 본회의에 조작기소 특검법 상정을 강행할 경우 즉각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에 특검법을 올리면 당일 상정되는 법안 전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모든 카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총에서 공소취소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는데 의도는 명백하다. 대통령과 측근 재판을 암장하겠다는 시도”라며 “여당 의원들이 모여 그것도 의총 자리에서 대한민국 법치를 파묻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일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여론의 간 보기를 하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포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5일 이후의 본회의에서 또 상정하려고 시도하는 것 아닌가 짐작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사위 의사일정 결정 절차도 문제 삼았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국정감사 국민보고대회에서 “민주당이 드디어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악마의 발톱을 드러냈다”며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내일(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공소취소 특검법안을 상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회법은 위원회의 의사일정을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 정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서 위원장은 국회법 위반을 반복 지시하고 있다”며 “대법원 내부 지침 위반의 사유로 대법원장 탄핵까지 들먹이는 민주당 법사위원장이 정작 자신은 국회법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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