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사위가 오늘 전체 회의를 열고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상정한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민주당 소속 서영교 위원장이 특검법안 상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상정 및 가결 처리도 최대한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여야 간 견해차가 매우 큰 사안인 만큼 장시간 숙의를 해도 부족할 판에 이렇게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노림수는 대체 무엇인가. 향후 졸속 입법으로 인한 폐단 등 모든 부작용의 책임은 여당이 져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시절 야당 대표이던 이재명 대통령과 그 측근을 겨눈 검찰(현 공소청)의 수사 및 기소가 조작됐는지 밝히기 위해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지난 4월 국회가 실시한 조작기소 국정조사는 파행으로 점철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증인·참고인들은 대답만 하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해 “답정너 국조”란 비판까지 들었다. 맹탕으로 끝난 국조로도 모자라 특검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은 결국 이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 사건들의 ‘공소취소’가 목표 아닌가.
민주당은 특검법안에서 공소취소 조항은 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검 종료 후 수사 결과를 근거로 공소청에 공소취소를 압박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당장 공소청 지휘권을 지닌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민주당 박균택, 양부남 의원 둘 다 그간 “검찰 수사·기소 조작이 확인되면 공소취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유력 검찰총장 후보 중 한 명인 이정현 공소청 차장검사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이러니 청와대·여당이 공소취소로 가는 길을 닦고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청년의 일자리 문턱은 높고, 소상공인의 시름은 깊으며, 지역경제 회복도 더디다”고 말했다.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불평등과 양극화를 지목하며 그 타개책으로 ‘성장’을 무려 36차례나 언급했다. 이처럼 시급한 민생 현안이 쌓여 있는데 정작 민주당 의원들의 눈길은 온통 공소취소에만 쏠려 있는 듯하니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아무리 대통령과 여당이 ‘운명공동체’라고 해도 대통령 개인의 ‘사법리스크’ 제거가 여당 국정 과제의 1순위가 되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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