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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 인지 시점·경로는 설명 없이… 외교부 “조사 중” 언급만 [대통령 정보 유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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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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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1호기’ 탑승자 정보 ‘줄줄’

악성코드 검사 사이트에 노출
“사실 확인 즉시 긴급 보안 점검
비정상적 접근 흔적 확인 안 돼”

고의성·단순 실수 등 규명 과제
李대통령 내외 등 여권 재발급

경찰, 개보법 위반 혐의 정식수사
국정원, 2100개 기관 보안 점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들의 여권번호 등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되면서 정부가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총괄하는 외교부는 이번 사고를 해킹이 아닌 정보 유출로 보고 관계기관과 함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출 경로와 배경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기 직전에야 유출 사실을 인지해 정보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3일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사전에 해당 유출 사실을 확인한 즉시 관계기관에 수사와 조사를 요청했으며, 현재 경찰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조해 유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 순방단 개인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사안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조해서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 순방단 개인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사안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조해서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지난 6월2일 악성코드 검사 온라인 사이트인 ‘바이러스토탈(VirusTotal)’에는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한 인사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게시됐다. 해당 파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성숙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현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생년월일과 여권번호, 여권 발급일 및 만료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외교부 소속 직원, 대통령경호처 경호원, 청와대 출입기자 등의 개인정보도 노출되면서 현재까지 피해를 입은 인원은 168명에 달한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장관 등 핵심 요인의 개인정보가 약 5개월간이나 외부에 노출된 상황이었지만 정부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먹통 상태였다. 전날 저녁 한 언론에 관련 사실이 보도되기 직전에야 제보를 통해 유출을 인지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는 그제서야 긴급 보안 점검을 실시해 무단·비정상 접근 여부 등을 확인했다. 점검 결과 시스템에서 비정상적인 접근 흔적은 확인되지 않으면서 해킹보다는 문서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노출된 것이) 외교부 문서 형식은 맞다. 엑셀시트 형식이니까 공문서 형태는 아니지만 외교부에서 작성하는 양식과 유사하다”며 “외교부가 정상 순방 행사의 총괄 기관으로서 그런(탑승자 개인) 정보를 취합해서 작성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규명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해당 자료가 외교부 내부 업무망인 인트라넷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인지, 별도의 절차를 거쳐 순방 행사에 관여하게 되는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는지부터 확인이 필요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대통령 해외 순방을 총괄하는 실무 부서는 의전장실로, 이곳에서 1호기 탑승 명단을 관리하고 있다. 이 자료는 보안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직원들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토탈 웹사이트는 외교부 내부에서 접속이 차단된 사이트는 아니지만 이곳에 자료를 올려 검사하는 내부 절차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외교부 의전장실 직원이 해당 파일을 게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 8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남미·독일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남미·독일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가 외부로 나간 과정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단순 실수에 따른 것인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대통령 순방에 관한 모든 자료는 보안문서로 관리되고 있다”며 “유출 경위와 배경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의전장실과 순방 대상 국가의 대사관 직원 등이 일차적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진상 규명과 별도로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피해 인원들의 여권 재발급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지난 6월 대통령 순방 관련 업무에 사용된 PC와 이메일 등에 대한 기술적 점검을 포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사이트에 게시된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추가 유출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에 나섰다. 아울러 이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개인정보위는 우선 사실관계 확인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유출 신고가 접수되거나 법 위반 혐의가 있는 등의 경우 사실관계 확인 및 직권 조사를 할 수 있다.

‘보안 철저’ 강조한 세종청사 국가정보원이 인공지능(AI) 기반 해킹이 확산하면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21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점검에 착수한 3일 충북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보안 관련 표어가 붙어 있다. 세종=뉴시스
‘보안 철저’ 강조한 세종청사 국가정보원이 인공지능(AI) 기반 해킹이 확산하면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21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점검에 착수한 3일 충북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보안 관련 표어가 붙어 있다. 세종=뉴시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전날 공군1호기 탑승자 명단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로 정식 수사에 들어갔다. 해킹 사건의 경우 통상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이뤄지는데 경찰도 해킹보다 유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보안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는 차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전국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21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긴급 보안점검에 나선다. 이번 점검은 미토스(Mythos) 등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으로 고도화되는 사이버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공군 1호기 개인정보 노출과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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