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료 작성·정보 수집 대체…학력보다 문제 해결·변화 대응 능력 중시
일본의 한 대기업이 고졸과 대졸 신입사원을 같은 기준으로 채용하고 초임도 동일하게 지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의 인재 평가 기준이 학력에서 실제 업무 역량과 변화 대응 능력으로 옮겨가면서 이른바 ‘학력 프리미엄’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 미스미그룹 본사는 이달부터 고졸과 대졸 인재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기준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대졸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초임을 지급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학력에 따른 초기 임금 격차를 없앤 것이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 초봉은 학력과 관계없이 월 30만3000엔(약 257만60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된다. 수당과 사내 복지 등 다른 처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미스미그룹은 기계 부품과 공구 등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1조엔(약 8조5000억원)에 이르고 직원 수가 1만명을 넘는다. 일본에서 고졸자와 대졸자의 초임을 같은 수준으로 책정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실제로 일본의 학력별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채용된 대졸자의 평균 월급은 26만2300엔(약 223만원)으로, 고졸자 평균인 20만7300엔(약 176만3000원)보다 약 26% 높았다.
닛케이는 이번 제도 변화의 배경으로 AI 확산에 따른 기업의 인재상 변화를 꼽았다. AI가 자료 작성과 정보 수집 등 기존에 신입사원이 담당하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학력보다 과제를 설정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스미그룹의 가토 쓰카사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젊은 사원이 담당하던 자료 작성과 정보 수집의 대부분을 AI가 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에게 요구하는 업무도 변했다”며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하는 자세와 과제를 발견해내는 힘은 학력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공장자동화(FA) 관련 기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미스미그룹은 AI를 활용한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에 대응하는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채용 과정에서도 AI 관련 지식과 급변하는 업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고 있다.
학력에 따른 초기 처우는 같지만 입사 이후에는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진다. 기존에는 입사 후 2년간 성과와 관계없이 동일한 대우를 했지만, 앞으로는 입사 1년 뒤 평가를 거쳐 급여에 차등을 둘 계획이다.
일본 취업정보 사이트 도다 캠퍼스의 가와시마 유미코 편집장은 “대학 이외에도 지식과 기술을 익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며 “AI 보급에 따라 학력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능력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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