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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남’ 미끼로 26억원 가로챈 베트남 거점 사기단 7명 구속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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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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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허위 ‘조건만남’ 광고를 미끼로 남성들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사기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피해자 중에는 불과 며칠 만에 수억원을 뜯긴 사례도 확인돼 비대면 사기 범죄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조직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 30대 A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공범 8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 모두 20~40대 한국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무대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SNS에 20대 여성의 사진과 함께 “20대 싱글”, “친구 찾아요” 등의 허위 조건만남 광고를 게시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남성 34명으로부터 회원 가입비, 인증비, 전산 서버 복구비 등의 명목으로 총 26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피해자 중 한 남성은 11일 만에 6억원을 뜯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이었다.

 

베트남 호찌민 시내의 한 오피스텔을 숙소로 삼고, 인근에 외부인 출입이 차단된 별도의 사무실을 얻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지휘 아래 조직원 모집 팀, SNS 허위 광고 팀, 20대 여성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이는 기망 팀, 자체 허위 사이트 제작 및 유지·보수 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조건만남 사기 일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올린 허위 자료. 경남경찰청 제공
조건만남 사기 일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올린 허위 자료. 경남경찰청 제공

사칭범들이 SNS 대화를 통해 피해 남성을 심리적으로 유도한 뒤 자체 제작한 가짜 유료 사이트에 가입시켰고, 이어 관리자를 사칭해 “만남을 가지려면 본인 인증비가 필요하다”며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말에 속아 돈을 입금한 피해자들에게는 “전산 오류로 서버가 다운됐다”, “오류를 풀려면 복구 비용을 추가로 넣어야 한다”며 추가 입금을 강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별건의 투자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특정 사이트 제작 조직이 베트남 범죄 조직에 조건만남 사이트를 공급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현지 경찰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베트남 호찌민에 은신해 있던 A씨의 은신처를 특정해 검거한 뒤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또한 A씨의 범죄수익금 약 5억30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아내고 국세청에 과세 자료를 통보했다.

 

경찰은 베트남으로 달아난 나머지 조직원 8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및 여권 무효화·재발급 거부 조치를 내리는 등 국제공조를 통한 강도 높은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조건만남 사기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고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사이트 접속을 엄격히 피하고, SNS 등을 통한 조건만남이나 고수익 유혹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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