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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물 속 걷던 공룡 ‘꼬리 흔적'… 울산 세계 희귀 화석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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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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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입암리 국내 유일 꼬리 끌림 흔적
8.2m 보행렬 따라 선명한 곡선 홈 발견

약 1억 년 전 공룡이 오갔던 울산 울주군 입암리에서 공룡의 꼬리가 바닥에 닿아 생긴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확인됐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공룡 꼬리 끌림 흔적으로는 유일한 사례다.

 

울산시는 3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울주군 입암리 화석산지 가치규명 학술연구’에서 약 8.2m 길이로 이어진 공룡 발자국과 가느다란 곡선 형태의 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는 공달용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모두 5명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조사는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진행됐다.

울산시는 3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울주군 입암리 화석산지 가치규명 학술연구’에서 약 8.2m 길이로 이어진 공룡 발자국과 가느다란 곡선 형태의 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3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울주군 입암리 화석산지 가치규명 학술연구’에서 약 8.2m 길이로 이어진 공룡 발자국과 가느다란 곡선 형태의 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울산시 제공

이날 기자가 찾은 현장에서는 공룡의 꼬리가 끌린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얕고 가느다란 곡선 형태의 홈이 공룡의 앞발과 뒷발이 찍힌 길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공 교수 등 연구진은 공룡이 발을 끌었다면 발자국과 비슷한 너비의 흔적이 남고, 발톱을 끌었다면 여러 개의 선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입암리에서 발견된 홈은 이보다 얕고 가늘어 꼬리가 바닥에 닿으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발자국에서도 일반적인 보행과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앞발자국이 뒷발자국보다 작고 얕았다. 연구진은 목이 긴 초식공룡이 몸 일부가 잠긴 물속을 이동하면서 물의 뜨는 힘과 진흙같은 무른 바닥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공달용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모두 5명의 연구진이 참여해 발견했다.
공달용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모두 5명의 연구진이 참여해 발견했다.

주변 지층에서는 당시 환경을 보여주는 흔적도 확인됐다. 입암리 일대에는 약 1억 년 전 백악기에 만들어진 지층이 분포하고 있는데, 최소 7개 지층에서 다양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다. 물결 자국과 빗방울 자국, 옛 토양층도 함께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이곳이 당시 호수 가장자리였던 것으로 해석했다.

 

공룡의 꼬리 흔적은 발자국보다 드물다. 공룡은 몸의 구조상 꼬리를 들고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꼬리 흔적은 현재까지 세계 9개국에서 50여 건만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2011년 충북 영동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해당 화석산지는 이후 사면 붕괴로 사라졌다. 이에 따라 입암리는 현재 국내에서 꼬리 끌림 흔적이 보존된 유일한 공룡 화석산지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로 기존에 알려진 발자국에 더해 꼬리 흔적 등을 확인하면서 화석산지의 가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로 기존에 알려진 발자국에 더해 꼬리 흔적 등을 확인하면서 화석산지의 가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입암리에서 공룡 흔적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당시 문화재청이 진행한 ‘한국의 지질다양성-울산지역’ 조사에서 앞발과 뒷발이 함께 찍힌 초식공룡의 네 발 보행 흔적이 처음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발자국에 더해 꼬리 흔적 등을 확인하면서 화석산지의 가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공 교수는 “이번 조사로 오랜 기간 다양한 종류의 공룡이 입암리 화석산지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세계적으로 드문 꼬리 끌림 흔적도 잘 남아 있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입암리를 정식 지질명소로 편입하고, 국가지정유산인 천연기념물 지정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울산시는 화석층 훼손을 막기 위한 관람시설과 안전 동선을 마련하고, 전문가가 참여하는 추가 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입암리 화석산지는 약 1억 년 전 태화강 일대의 환경과 공룡의 삶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질유산”이라며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함께 정식 지질명소 편입과 천연기념물 지정 가능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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