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공급망 교란 등 기술 파괴공작 확대
이란 방공망 교란 등 실제 군사작전에도 ‘사이버 공격’
작전 승인·감독 절차 불투명 논란…국방부는 부인
미 국방부가 미국의 군사적 우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외국의 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방해하고 파괴하기 위한 정예 기술조직을 수개월에 걸쳐 조용히 구축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공지능(AI) 등 신흥기술이 군사 공격에 이용되는 사례가 확대되면서 미국이 해외에서 사이버 공격, 공급망 교란, 허위정보 작전 등을 포함한 다양한 공격적 비밀 활동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폴리티코, “미, 외국 기술 개발 파괴 조직 신설”
2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4월 이 조직이 설립된 이후 존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내부적으로 기술지원국(Technology Support Office·TSO)으로 불리는 이 조직에 관한 정보는 국방부 웹사이트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금까지 보도되지 않았던 국방부의 역사 기록과 각서 몇 건에만 해당 조직의 이름이 등장한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대부분 극비로 분류돼 있다. 폴리티코는 TSO 설립에 관여하거나 관련 브리핑에 참석한 인물 등을 포함해 전·현직 미국 국가안보 당국자 12명을 익명으로 취재해 조직의 설립 경위와 임무 등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TSO는 적대국의 첨단 무기 개발을 방해하기 위한 맞춤형 해킹 도구를 개발하고, 무기체계에 결함 있는 부품이 사용되도록 유도하는 공급망 교란과 기만 작전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TSO 자체에는 비밀공작을 직접 수행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실제 작전은 관련 군·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업계의 억만장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백악관 정보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이 국방부 내부에서 신설 조직 설립을 주도했다. 파인버그 부장관의 선임 고문인 톰 라쿠산도 TSO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 라쿠산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 부문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최근에는 파인버그가 운영하던 사모펀드 회사에서 신흥 기술 분야를 담당했다.
폴리티코 취재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과 파인버그 부장관이 외부의 감시를 거의 받지 않고 신속하게 TSO를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국방부의 기밀 정보 프로그램 2개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2023년부터 비슷한 기술 파괴 공작을 소규모로 수행해왔다. 하지만 전담 조직이 신설된 것은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유사한 임무를 수행해온 미 특수작전사령부와 사이버사령부 등이 예산과 임무 중복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요한 일” vs “승인·감독 절차 불명확”
폴리티코와 인터뷰한 다수의 관계자는 새로운 공격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적대국들이 AI와 드론 같은 첨단 상용기술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TSO에 관해 직접 알고 있는 전직 국방부 고위 정보당국자는 “정부 최고위층에서 이런 유형의 활동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오랫동안 절실히 필요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중국처럼 미국과 현재 전쟁 중이지 않은 적대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감독을 피하려고 TSO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다른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TSO와 같은 조직이 성공하려면 “영화에 나올 법한 수준의 첩보 기술을 구사해야 한다”며 “하지만 문제는 승인 체계가 어떻게 돼 있는지, 감독은 누가 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이러한 활동이 우리의 가치에 부합하며 5년 뒤 엄청난 문제로 드러날 일을 만들고 있지 않다는 확신을 미국 국민에게 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제이컵 블리스 국방부 부대변인은 TSO와 관련한 질문에 “이번 질의는 사실이 아닌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주장을 전달한 사람들이 심각하게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거나, 자신들의 환상을 퍼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자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 사이버 공격 확대 흐름
미국은 최근 실제 군사작전에서도 사이버 공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 사이버사령부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을 지원했으며, 당시 미군이 사이버 무기를 동원해 이란의 방공체계를 교란하고 지대공미사일 발사를 방해한 것으로 미 사이버안보 전문매체 레코디드퓨처뉴스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2월 시작된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에서도 사이버 전력이 동원됐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작전 초기 사이버·우주 작전을 통해 이란의 통신 및 감시·탐지 체계를 교란해 대응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도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이 작전에 공중·지상·해상 전력과 함께 사이버·우주 전력이 통합적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지난 3월 발표한 ‘미국을 위한 대통령 사이버 전략’에서 방어적·공격적 사이버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적대국의 사이버 활동을 교란하는 데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확성기 무기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22/128/20261022524302.jpg
)
![[기자가만난세상] 병역특례, 폐지보다 보완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8/128/20260218510779.jpg
)
![[세계와우리] ‘브릭스 20년’의 빛과 그림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9/128/20260319520846.jpg
)
![[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땀과 눈물을 품은 국립스포츠박물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8/128/20261008517999.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