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1호 감찰’ 지시도 같은 맥락
연일 SNS서 민감 현안 직접 대응
국정 주도권 강화 연장선상 분석도
野 “수사기관장 압박 부적절” 비판
與 “배석·개별사건 수사지휘 별개”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연일 강경 대응하는 배경에는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 초기부터 수사기관에 대한 행정적 통제 원칙을 분명히 하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이후 새로 만든 중수청까지 ‘독립성’을 이유로 대통령의 지휘·감독 밖에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야권의 공세를 정면돌파하며 검찰개혁의 명분과 새 수사기관 통제체계의 주도권을 동시에 놓치지 않으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2일 엑스(X)를 통해 탄핵까지 거론하며 중수청에 대한 대통령의 지휘·감독이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따른 책임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전날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불참 관행을 ‘특별 대우’라고 규정한 데 이어 이날은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로 형사처벌받을 범죄”라고까지 표현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연이틀 대통령의 지휘·감독권을 앞세운 것은 중수청 출범 초기에 대통령과 수사기관의 관계에 대한 기준을 확실히 세우려는 행보로 읽힌다. 정부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나눴다. 하지만 중수청이 수사 독립성을 이유로 일반 행정기관과 다른 지위를 갖게 되면 검찰개혁을 통해 해소하려 했던 ‘통제받지 않는 권력기관’ 논란이 새 기관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의 독립성은 개별 사건에서 보장하되 조직 운영과 복무, 국정 방향 공유까지 대통령의 통제 밖에 둘 수는 없다는 논리다.
지난 11일 김지용 당시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한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호 감찰’을 지시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중수청 출범 직후부터 행안부 장관이 소속 간부의 복무와 언행에 감독권을 행사하면서 새 수사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휘·감독 범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개혁의 명분과도 직결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은 검찰청 폐지 과정에서 한 기관에 집중된 수사·기소 권한을 분산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개혁의 핵심 논리로 제시해왔다. 중수청을 대통령의 지휘·감독과 거리를 둔 기관으로 인정할 경우 검찰을 없앤 뒤 또 다른 독립 권력기관을 만든 것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단순한 국무회의 참석 여부를 넘어 헌법과 정부조직법상 대통령의 책임까지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이다.
최근 민감한 현안에 직접 대응하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과도 맞물린다. 전날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답변을 공개하며 배석 불가론을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했고, 논란이 이어지자 이날 “몰라서 제미나이를 인용한 것이 아니라 그 주장이 얼마나 초보적 논리와 팩트에 어긋나고 수준 낮은 것인지를 느껴보라고 한 것”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생중계도, 언론 접촉도, 현장 방문도, SNS도 모두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집권 1년차는 야권이나 여권 일각의 공세에 주춤하거나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제는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며 “원래 해오던 자신의 정공법으로 맞서는 것이 지지층 결집 효과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야권은 대통령의 행정적 지휘·감독이 개별 사건에 대한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국무회의를 이용해 수사기관의 장들에게 계속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제미나이 답변에 대해서도 “AI 특성상 질문 각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답변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무회의 배석과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별개라고 맞섰다. 김한규 의원이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지휘하거나 방향을 제시한 적이 있는지를 묻자 이 대행은 “제가 참석한 자리에서 단 한 차례도 그런 전례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과 수사·기소기관장 오찬에서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받았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말씀 하신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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