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1조3000억원…공사비·금리 부담에 사업성 발목
대전시 주거 비율 높이고 시설 규모 재조정…사업성 확보 관건
내년 하반기 재공모 민간사업자 재유치 나서
18년 넘게 공회전해 온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이 또다시 무산됐다. 대전시는 개발계획을 수정해 내년 민간사업자를 재선정하겠다는 방침이나 사업성 확보가 녹록지 않은데다 수천억원의 사업비 부담이 장벽으로 작용할 우려가 나온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역세권 복합 2-1구역 개발사업자에 선정됐던 한화건설 컨소시엄과 부지 소유자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전날 최종 계약을 해지했다.
대전역세권 복합 2-1구역 개발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일대 2만8391㎡ 부지에 주거·숙박·업무·판매·문화 기능이 결합한 복합도시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3000억원이다.
2008년 원도심 활성화 사업으로 처음 기본 구상이 나왔으나 나서는 민간기업이 없어 세 차례 유찰됐다.
민선7기 시절인 2020년 10월 네번째 민자 공모에서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됐다. 코레일이 한화건설 컨소시엄과 사업 협약을 맺은 이듬해 8월 기반시설 부담금을 납부하면서 사업엔 속도가 부텄다.
2024년 3월 복합 2-1구역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후 같은 해 10월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 권고안을 받아들여 주거비율(연면적)을 기존 62.3%에서 72.6%로 10% 높이고 컨벤션 연면적은 1만7187㎡에서 7489㎡로 줄이는 등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조정에 들어갔다.
2-1(A)구역 2만115㎡ 면적에 지하 6층∼지상 72층 규모로 공동주택 4개동 1184세대와 근생·업무시설이 들어선다. 2-1(B)구역 8276㎡엔 지하 7층∼지상 16층 규모에 판매·숙박(호텔 210실)·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민간사업자는 한화건설(50%)과 계룡건설(25%) 등 9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난해 10월 건축과 경관·교통 등 통합심의까지 들어갔으나 올해 5월 한화건설 컨소시엄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면서 제동에 걸렸다.
한화건설 컨소시엄 측은 건설비용과 금리 급등을 비롯, 분양·임대수요 불확설성, 대외여건 악화 등의 요인을 들어 사업을 지속 추진하기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859억원의 토지 매입 대금을 당초 올해 6월19일까지 납부해야 했으나 나머지 9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채 납부 기한을 10월19일까지 6차례 연장했다. 코레일은 이달 20일 토지대 미납에 따라 한화건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시는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계획을 전면 재조정에 나선다.
기존 72층 규모의 개발계획을 재검토하고 주거·업무·판매·숙박시설 등 도입시설의 적정 규모를 재산정해 건설비용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상업 기능 비중을 최소화하고, 업무시설 임대 기간을 늘리는 한편 복합 2-2구역 충청메가스퀘어와 중복되는 업무시설을 줄여 사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코레일과 관할 지자체인 동구를 비롯 전문가 등으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발계획 변경과 신규 사업자 유치 등 기관별로 역할을 나눠 공동 관리할 계획이다.
다만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야 하는 만큼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다. 부지 내 주거 비율을 늘리는 등 공모 조건을 완화한 상황에서도 민간사업자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은데다 공사비와 금리 인상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재공모가 실효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최종수 대전시 도시국장은 “개발계획을 재구조화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관계기관 공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내년 하반기 신규 민간 사업자 재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새로운 수요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중요한 건 현재 시점에서 기능과 규모 등을 조정해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재구조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은 역세권 개발 무산에 대해 “개발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황 구청장은 “대전역세권 개발은 단순한 민간 투자사업이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이라며 “동구 주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숙원사업인만큼 대전시와 코레일은 사업성을 고려한 재공모와 단계적 개발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비해 역세권 개발 방향을 재정립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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