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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사막의 다보스’ 2027년으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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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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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공세에 최악 안보 위기 직면
공항 마비 항공편 45% 이상 취소
경제 다각화 ‘비전 2030’도 타격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의 연이은 공세로 사상 최악의 안보 위기를 맞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던 대규모 국제투자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를 내년으로 전격 연기했다.

마하 알 사우드 FII 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이달 26∼29일 열릴 예정이던 제10회 FII 행사를 2027년으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 사우드 CEO는 “참가자들이 기대하는 행사의 전체 규모와 특별한 품질을 온전히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개최 일정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예멘 자우프 주에서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군에 대한 공세에 참여한 후티 전사의 모습. 후티 군사 미디어 센터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 EPA=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예멘 자우프 주에서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군에 대한 공세에 참여한 후티 전사의 모습. 후티 군사 미디어 센터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 EPA=연합뉴스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FII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핵심 사업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인, 국가 원수들을 초청해 신산업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외자를 유치하는 국가적 핵심 무대다. 올해 행사에는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와 스탠다드차타드,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금융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번 연기 결정은 후티 반군의 사우디의 군사·에너지·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수위가 격화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후티의 주요 표적이 된 리야드 국제공항은 지난 10일 공습으로 최대 1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면서 운영이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리야드뿐만 아니라 지방 공항들도 후티의 공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 데이터 분석 업체 시리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이후 사우디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의 45% 이상이 취소됐다.

주최 측은 당초 화상 회의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하거나 대체 육·해로 이동 경로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며 행사 강행을 시도했지만, 주요 글로벌 은행과 사모펀드 임원진이 비공개로 강력한 안전 우려를 전달하는 등 난관에 부딪히자 결국 뜻을 꺾었다.

후티의 공세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본을 유치해 신산업으로 전환하려던 사우디의 개혁 행보는 물론, 무함마드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 다각화 전략 ‘비전 2030’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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