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고 돌려도’ 내성균만 증식… 살균보다 ‘주기적 교체’가 답
통풍 건조 필수, 2~3주 넘기지 말아야 식중독·감염 예방
매일 입에 닿는 식기를 깨끗하게 씻어내기 위해 쥐는 주방 수세미가 실제로는 집 안에서 가장 오염된 ‘세균의 온상’일 수 있다는 과학적 분석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겉보기에는 풍성한 세제 거품에 가려 청결해 보이지만, 미세한 다공성 구조와 축축한 습기 탓에 화장실 변기보다 더 많은 유해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독일 푸르트방겐 대학교 연구팀이 네이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 수거한 주방 스펀지 수세미 내부를 정밀 분석한 결과 국소적으로 부피 1㎤당 최대 540억 마리에 달하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수치에 대해 “인간의 대변 샘플에서나 발견되는 극단적인 세균 밀도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수세미에서 확인한 362종의 박테리아 가운데는 인체 위해 가능성이 있는 균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상위 우점종 10종 중 5종이 독일 생물학적 제제 분류 기준상 2위험군(Risk Group 2)에 속하는 잠재적 병원균으로 분류됐다. 대표적으로 젖은 수건 등에서 특유의 쉰내를 풍기게 만드는 원인균이자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기회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모락셀라 오슬로엔시스(Moraxella osloensis)’를 비롯해 아시네토박터, 크리세오박테리움 계열 균이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
수세미가 세균의 온상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주방 특유의 환경 때문이다. 설거지 후 스펀지 내부에 남은 미세한 음식물 찌꺼기는 미생물에게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 여기에 젖은 상태로 싱크대 주변에 방치되는 환경이 더해지면서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유해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에 최적의 온도와 습도가 형성된다. 위생을 위해 식기를 닦는 행위가 오히려 식기 표면에 세균막을 문질러 바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목할 점은 ‘살균 소독’의 한계다. 많은 가정에서 수세미를 끓는 물에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 재사용하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열탕 소독이나 전자레인지 처리를 거치더라도 열과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지닌 특정 균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오히려 살아남은 내성균이 경쟁자가 사라진 수세미 내부를 빠르게 재점유하면서, 소독을 자주 한 수세미에서 모락셀라 같은 잠재적 위험 병원균의 점유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역효과가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주방 위생 관리법으로 ‘주기적인 교체’를 강조한다. 논문 연구진은 주방 스펀지를 소독해 오래 쓰는 대신 최소 주 1회 단위로 교체할 것을 권고했으며, 일반 가정 환경이라도 외관상 훼손이 없더라도 2~3주를 넘기지 않고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체 주기를 길게 가져가야 한다면 수분 흡수가 적고 건조가 빠른 그물형 수세미나 실리콘 수세미를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설거지 후 보관 습관 역시 중요하다. 세척을 마친 수세미는 흐르는 온수로 음식물 찌꺼기와 잔여 거품을 깨끗이 헹군 뒤, 손으로 쥐어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물이 고이는 싱크대 바닥에 눕혀두지 말고, 통풍이 원활한 전용 거치대나 홀더에 걸어 바람과 햇볕에 바짝 말려 사용하는 것이 2차 오염을 방지하는 기본 원칙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시대착오적 과잉 의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19/128/20261019524613.jpg
)
![[김환기칼럼] 민심오독증 안 고치면 답 없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19/128/20261019524633.jpg
)
![[기자가만난세상] 집권당의 낯뜨거운 ‘망한 정부 탓’](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20/128/20260720524392.jpg
)
![[조홍식의세계속으로] 불타는 프랑스와 불안한 독일의 침묵](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19/128/20261019522462.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