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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벌어도 집안일은 여전히 ‘엄마 몫’… 맞벌이 가사 격차 하루 1시간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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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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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새 3시간 16분서 절반 줄었지만…‘퇴근 후 2차 노동’ 여전
주방에서 식재료를 손질하는 남성의 모습. 지난 10년간 청년 남성의 가사·돌봄 참여 시간은 1시간 이상 늘어나며 남녀 간 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주방에서 식재료를 손질하는 남성의 모습. 지난 10년간 청년 남성의 가사·돌봄 참여 시간은 1시간 이상 늘어나며 남녀 간 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부부가 함께 출근하고 함께 퇴근하는 맞벌이 가구가 보편화됐지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이후 흐르는 ‘집안일 시계’는 여전히 불평등하게 돌아가고 있다. 자녀를 둔 청년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하루 평균 1시간 43분 더 가사와 돌봄 노동에 매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과 비교해 남성의 참여가 늘며 격차 자체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나, 퇴근 후 이어지는 ‘그림자 노동’의 무게추는 여전히 여성 쪽으로 쏠려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가데이터처가 19일 발표한 ‘25∼39세 청년의 혼인과 자녀 유무에 따른 시간 사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남녀 간 시간 배분의 불균형은 기혼이면서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전체 기혼·유자녀 청년을 기준으로 볼 때 남성은 하루 평균 일하는 데 5시간 29분을 쓰고 가사·돌봄에는 2시간 14분을 투입했다. 반면 여성은 일하는 데 2시간 14분을 쓰고 가사·돌봄에는 그 두 배가 넘는 5시간 45분을 쏟아붓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성별 역할 분담의 고착화는 부부가 모두 직장을 다니며 생계를 책임지는 ‘맞벌이 가구’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25~39세 맞벌이 기혼·유자녀 청년 중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돌봄 시간은 2시간 17분에 머문 반면, 여성은 4시간에 달했다. 직장에서 똑같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도 여성이 1시간 43분(103분) 더 많은 시간을 살림과 아이 돌봄에 쓰고 있는 셈이다.

 

집안을 청소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 맞벌이 유자녀 가구에서 여성의 가사·돌봄 시간은 하 평균 4시간으로, 남성보다 1시간 43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집안을 청소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 맞벌이 유자녀 가구에서 여성의 가사·돌봄 시간은 하 평균 4시간으로, 남성보다 1시간 43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물론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도 있다. 10년 전 맞벌이 유자녀 부부의 가사·돌봄 격차(3시간 16분)와 비교하면 현재의 격차는 약 93분 줄어들며 거의 절반 수준으로 좁혀졌다. 지난 10년간 남성의 가사 노동은 27분, 자녀 돌봄은 35분 늘어나 총 1시간 2분의 참여 확대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여성의 가사 시간은 30분 감소했고 돌봄 시간은 변함없이 유지됐다. 남성의 가사·육아 참여 의식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높아졌음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육아의 주된 책임자 자리는 여성이 감당하고 있다는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

 

가사 분담의 불균형은 자녀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싹트고 있었다. 아이가 없는 기혼 맞벌이 청년의 경우에도 여성의 가사·돌봄 시간은 1시간 39분으로, 남성(1시간 5분)보다 34분 더 길었다. 혼인과 동시에 형성된 성별 가사 격차가 출산 이후 육아라는 대형 과제를 마주하면서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25~39세 청년층 전체의 시간표를 비교해보면 ‘결혼과 출산’은 곧 가혹한 ‘시간 빈곤’과 ‘여가의 증발’로 직결됐다. 미혼 청년은 일에 4시간 26분, 여가에 4시간 42분을 누리며 가사에는 51분만을 썼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없는 청년은 미혼보다 일과 가사에 각각 23분, 42분을 더 쓰며 여가 시간이 35분 줄어들었다.

 

아이를 낳은 기혼·유자녀 청년의 일상은 더욱 극단적인 변화를 겪는다. 이들은 무자녀 부부보다 자녀 돌봄에 2시간 20분, 가사에 20분을 더 쓰는 대신, 일(1시간 12분 감소)과 여가(54분 감소)를 대폭 희생하고 있었다. 결국 결혼과 육아를 거치며 청년들의 개인적 삶과 휴식 시간은 급격히 메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안형준 데이터처장은 “이번 분석은 혼인 및 자녀 유무에 따라 청년들의 24시간 생활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로 실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생활시간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청년층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국가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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