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도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은 약 100일 만에 182조원 넘게 줄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공시한 상장사 287개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5일 기준 333조533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3개월 반 만에 182조3963억원(35.3%) 감소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국민연금 주식평가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만으로, 손실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분기를 포함한 4월 1일부터 7월 6일까지 189조원의 평가수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수익을 대부분 반납했다.
손실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가액은 각각 56조8710억원, 74조2261억원 줄었다. 두 종목의 손실액을 합하면 131조971억원으로 전체 손실액의 71.8%에 달한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3만4000원에서 21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65만원에서 126만2000원으로 하락했다. 국민연금의 지난 15일 기준 지분율은 삼성전자 7.84%, SK하이닉스 7.32%다.
다른 주요 보유 종목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SK스퀘어의 평가액은 10조8698억원, 삼성전기는 7조5914억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287개 종목 가운데 176개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일부 종목에서는 평가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주가 상승과 지분 확대에 힘입어 9041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은 6.03%에서 7.14%로 높아졌으며, 주가는 9만49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에쓰오일(7107억원), LG에너지솔루션(5808억원), 한화솔루션(4347억원) 등도 평가이익을 냈다.
국민연금의 지분 5% 이상 보유 종목 수는 6월 말 270개에서 10월 15일 274개로 소폭 늘었다. 이 기간 자이에스앤디(9.31%), 파마리서치(7.94%), DN오토모티브(7.085%), 한화솔루션(6.41%), 고려아연(5.48%) 등 17개 종목이 새로 편입됐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글로벌텍스프리, 한스바이오메드 등 13개 종목은 지분율이 5% 아래로 떨어졌다.
기존 보유 종목의 지분율도 조정됐다. GS건설은 7.82%에서 12.88%로, 현대해상은 9.42%에서 12.37%로, 빙그레는 6.47%에서 9.37%로 지분율이 확대됐다. 한화와 대한항공, 네이버의 지분율도 각각 1.92%포인트, 1.9%포인트, 1.2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파라다이스는 12.33%에서 8.39%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27%에서 6.56%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1%포인트 이상 지분을 줄였다.
지분을 늘린 종목은 총 84개로, 이 중 코스닥 종목은 파마리서치와 RF머티리얼즈, 두산테스나 등 7개였다. 지분을 줄인 종목은 82개로, 이 중 코스닥 기업은 21개에 달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등으로 상반기 코스닥 종목을 다수 매입했다가 3분기에 대거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 수혜주로 꼽혔던 대주전자재료(7.67%→6.27%)와 반도체 기업 덕산하이메탈(5% 이상 편입 제외) 등 소부장 기업과 화장품 개발 제조업체 코스메카코리아(12.99%→10.91%), 바이오 업체 올릭스(5% 이상 편입 제외) 등의 지분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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