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그룹 인수전 불참…매도자·매수자 셈법 엇갈려
렉스필드CC 순이익 1년 새 45.7% 감소…부채 2282억원·자본잠식 지속
골프존카운티 기업가치 2조원 거론…렉스필드 매각가 3000억원 웃돌 듯
잘 벌던 골프장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각 희망가가 높다고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회원권 보증금 반환채무와 취득세, 인수 이후의 시설 투자까지 고려하면 매수자가 실제로 부담할 비용은 매각 가격과 달라질 수 있다.
19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GC)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웅진그룹은 렉스필드CC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21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골프존카운티도 지분 매각이 추진되면서 2조원대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세 거래는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 부담, 개별 골프장의 재무구조, 대형 운영사의 기업가치 산정이라는 서로 다른 쟁점을 드러낸다.
인천 송도의 18홀 회원제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는 매각 가격과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는 사례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 이 골프장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회원권 보증금 반환채무 약 2350억원을 승계하고 현금 약 7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거래는 국내 골프장 인수 사례 가운데서도 높은 가격으로 주목받았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매각에서는 홀당 최대 200억원, 전체 약 3600억원의 가치가 거론된다. 아직 확정된 거래 금액은 아니다. 기존 회원권 보증금 반환채무 약 2350억원이 유지되고 이를 매수자가 승계한다고 가정하면, 거론되는 매각 가격에서 해당 채무를 뺀 산술상 잔액은 약 1250억원이다. 이는 실제 매도자에게 지급되는 현금이나 매수자의 총인수비용을 뜻하지 않는다. 거래 구조와 채무 처리 방식에 따라 실제 현금 지급액은 달라질 수 있다.
취득세까지 고려하면 인수 비용은 더 늘어난다. 2026년부터 회원제 골프장 승계취득에도 취득세 중과세율 12%가 적용된다. 골프장 가치 3600억원 전액이 과세표준에 포함되고 해당 세율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취득세는 약 432억원이다. 종전 세율 4%를 단순 적용한 144억원과 비교하면 288억원 차이다. 추산 세액 432억원은 앞서 계산한 산술상 잔액 1250억원의 약 34.6%에 해당한다.
실제 취득세는 거래 구조와 세법상 과세표준, 중과세율 적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풍산그룹은 잭니클라우스GC 인수를 검토했지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취득세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쳐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필드CC는 영업 실적과 재무 상태가 함께 주목되는 매물이다. 나이스디앤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기업정보에 따르면 매출은 2023년 220억946만원, 2024년 226억5846만원, 2025년 220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약 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4년 47억1792만원에서 2025년 25억6376만원으로 줄어 감소율이 약 45.7%에 달했다.
자본잠식은 이어지고 있지만 그 규모는 축소됐다. 자본총계는 2023년 마이너스 262억5728만원, 2024년 마이너스 215억7666만원, 2025년 마이너스 104억5465만원이었다. 2026년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7억원, 총부채는 2282억원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약 20%였다. 영업이익률이 약 20%에 이르고 자본잠식 규모도 줄었지만, 최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실적의 지속 가능성과 부채·자본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웅진그룹은 렉스필드CC 매각자문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6~7곳으로 알려졌으며, 시장에서는 3000억원을 웃도는 매각가가 거론된다.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100억원 수준이다. 거론되는 매각가를 연간 EBITDA와 단순 비교하면 30배를 웃돈다. 다만 이는 매각가를 EBITDA로 나눈 참고치로, 차입금과 현금 등을 반영한 정식 기업가치 배수와는 다르다. 최종 거래 가격과 채무 승계 조건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 수치만으로 고평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렉스필드CC 매각 배경에는 웅진그룹의 자산 운용 전략도 자리 잡고 있다. 웅진은 과거 유동성 위기 당시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면서도 렉스필드CC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형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 뒤 자산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골프장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웅진 측은 유동성 압박에 따른 급매라는 해석과는 거리를 두고 있으며, 적정 가격을 확인하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대형 골프장 운영사 매각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전국 21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로, MBK파트너스와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의 매각이 추진돼 왔다. 시장에서는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가 약 2조원으로 거론된다. 더시에나그룹은 골프존카운티 인수를 추진하며 매각 측과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조원은 확정된 거래 가격이 아니다. 여러 골프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개별 사업장의 수익성과 부채뿐 아니라 운영 효율과 인수 자금 조달 능력까지 살펴야 한다. 결국 골프장 M&A의 성패는 매도자가 원하는 몸값 자체보다 매수자가 감당할 수 있는 인수 비용과 그에 걸맞은 미래 수익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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