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E-9비자 3단계 구분 제안
법무부는 “숙련되면 정착 경로로”
인력 규모 결정방식 놓고도 대립
“정리할 것 많지만 연내 발표 노력”
외국인력 체류체계에 대한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간 입장 차이로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 발표가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외국인력 정책 개편을 위해 지난해 12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는데 양 부처 간 견해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18일 양 부처에 따르면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부처 간 회의는 7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회의에는 양 부처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요 쟁점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쟁점은 비전문취업(E-9) 비자 제도 개선, 외국인력 도입 규모 결정 방식으로 크게 두개다. 가장 큰 이견은 E-9 비자 제도 부분에서 드러났다. 노동부는 현재 E-9 비자를 숙련에 따라 3개로 구분해 체류기간 혜택을 달리 부여하는 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E-9-Ⅰ(비전문), E-9-Ⅱ(준숙련), E-9-Ⅲ(숙련)로 구분하자는 것이다. 각각 체류기간은 총 6년(3+3년), 총 12년(3+3+3+3년), 기한 없음으로 상정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노동부 제안에 강하게 반대한다. 외국인력이 숙련을 쌓으면 E-9 안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고,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로 이동하는 게 현재 비자 체계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주(F-2)·영주(F-5) 자격으로 가는 경로가 있는데도 E-9의 범주에 두는 것은 외국인을 이주민이 아닌 노동인력의 관점으로 도구화하고 장시간 고용계약에 종속시키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한 단순노무 인력에게 10년 이상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해외사례는 대만 외에는 없다는 점, 체류기간 제한이 없는 건(E-9-Ⅲ) 사실상 영주 자격과 유사하다는 점도 반대 논리의 근거다.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정하는 방식을 두고도 양 부처는 충돌하고 있다.
노동부는 E-9(노동부), E-7(법무부) 따로 관할하는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노동부 관계자는 “중·저숙련 일자리는 내국인과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각 비자 발급 규모 등 최종 의사결정을 정부 내 공통의 위원회에서 관리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미 비자 발급 규모 사전공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 제도는 주무 부처 의견을 수렴해 비자 종류별 인력 부족 규모 등 분석에 따라 비자 발급 규모를 산정해 사전에 공표하는 것이다. 지난해 시행돼 올해 7월 훈령이 만들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제도 고도화를 위해 법제화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 외에 법무부 소관인 계절근로자 도입에 노동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있었으나 이는 일단락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시행된 계절근로 전문기관 지정 제도를 이용해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원을 하면 됐는데 지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법무부는 5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을 중앙 계절근로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앞서 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목표로 한 시점은 훨씬 지났지만, 노동부는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력 수급 설계에서 노동부는 노동시장 관점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아직 정리할 것이 많은데 연내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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