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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석달 반 만에 182조 증발… 국민 노후자산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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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bora577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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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기 만에 평가액 감소 충격

국내주식 6월 말 516조서 334조로
삼전닉스 131조 감소 71.8% 차지
삼전 주간 하락 금융위기 후 최고
닉스는 24.3% 하락해 낙폭 더 커

국민 노후자산 두고 우려감 고조
연말 주식비중 재조정 여부 관심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평가액이 석 달 반 만에 200조원 가까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장을 이끌며 국민연금의 평가이익을 불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두 종목에서만 전체 감소액의 70% 이상이 발생했다. 증시 급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운용 성과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15일 기준 333조5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515조9293억원과 비교하면 석 달 반 만에 182조3963억원(35.3%) 감소했다.

분기 기준 국민연금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감소 폭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쌓았던 평가이익을 한 분기 만에 사실상 대부분 반납했다.

평가액 감소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지난 6월 말과 비교해 SK하이닉스의 평가액은 74조2261억원 줄었고, 삼성전자도 56조8710억원 감소했다. 두 종목의 감소액을 합하면 131조971억원으로 전체 감소액의 71.8%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평가액 감소분 10원 가운데 7원 이상이 두 반도체 대형주에서 발생했다.

두 종목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대표적인 대형주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국민연금의 보유주식 평가액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급격하게 조정받으면서 상승기에 커졌던 평가액이 반대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종목의 주가는 지난주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26만2000원에서 21만5500원으로 17.8% 떨어졌다. 주간 하락률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넷째 주(20~24일·-19.3%)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 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168만1000원에서 127만2000원으로 24.3% 급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2008년 11월 셋째 주(-31.9%)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뉴스1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뉴스1

특히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크게 늘린 시점에 두 종목이 하락하면서 주가 조정의 충격이 국민 노후자산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국내주식 목표 비중도 당초 14.4%에서 1월 14.9%, 5월 20.8%로 높인 바 있다. 유연하게 운용 가능한 추가 폭(8%)까지 더하면 최대 28.8%까지 국내주식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다.

투자비중 조정 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기금위에 따르면 2022년 125조원이던 국내주식 투자규모는 2023년 148조원→2024년 140조원→2025년 264조원→2026년 7월 419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4.1%→2023년 14.3%→2024년 11.5%→2025년 18.1%→2026년 7월 24.9%로 확대했다. 코스피가 9000을 넘었던 지난 6월 말에는 29.1%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두 종목이 국민연금 투자 성과까지 흔들면서 오는 12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주식 비중을 다시 조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리밸런싱과 관련해 “올해 1월 기금운용위에서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고 규칙대로 했다면 매일 8000억원 이상, 코스피 거래대금의 10% 이상을 던져야 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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