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쪼그라든 네옴 사업에 중동 수주 뚝… “산업 플랜트로 돌파구”

입력 :
신진영 기자 sjy@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살길 모색 나선 국내 건설사들

사우디 재정 부담 속 투자 순위 조정
당초 계획한 후속 공사 발주 불투명
삼성물산·쌍용건설 등 줄줄이 타격
중동 수주 금액 1년새 46%나 급감

산업설비 분야선 새 물량 잇단 확보
삼성 E&A 사우디 비료 플랜트 따내
전쟁 이후 재건 사업도 새 기회될 듯
에너지 파이프라인 등 발주 기대감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개발사업인 ‘네옴 프로젝트’가 축소·조정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공사 계약이 해지되고 후속 사업 발주도 불투명해지면서 신규 수주 확보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건설업계는 석유화학·발전 등 산업 플랜트와 전쟁 이후 재건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8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기업의 중동 건설 수주액은 59억1300만달러(약 7조8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4900만달러)보다 46%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중동 수주액도 118억8300만달러로 2024년(184억9400만달러)보다 35.7% 줄었다.

수주액이 감소한 가운데 신규 수주 실적은 일부 플랜트 업체에 집중됐다. 석유화학·가스 등 산업 플랜트 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E&A가 35억4100만달러, 발전설비 제작과 발전소 건설을 함께 수행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15억8400만달러를 각각 따냈다. 두 회사의 수주액은 51억2500만달러로 전체 중동 수주액의 87%에 달한다. 특히 삼성E&A가 지난 9월 수주한 약 35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비료 플랜트 사업 한 건이 전체 중동 수주액의 약 59%를 차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6월 오만에서 약 5300억원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주요 종합건설사의 신규 수주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삼성물산이 3억1800만달러, 쌍용건설이 2억4300만달러를 기록했고 현대건설과 한화는 각각 약 1300만달러, 520만달러에 그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가 대규모 개발사업의 투자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후속 공사 발주 일정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며 “사업이 완전히 취소되지 않더라도 발주 시점이 늦어지면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 실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속 발주도 불투명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배경에는 네옴 프로젝트의 구조조정이 있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하는 국가 경제개혁 계획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사막에 첨단 신도시와 산업·관광시설 등을 조성하는 초대형 개발사업이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추진해 왔지만 막대한 사업비와 재정 부담으로 규모와 일정이 조정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사우디가 더 라인 등 비용이 많이 드는 개발사업을 축소하거나 재설계하는 대신 제조업과 광업 등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업계획이 조정됨에 따라 기존 공사 계약 해지도 뒤따랐다. 현대건설은 3월에 네옴 터널 공사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그리스 아키로돈이 2022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약 10억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더 라인’ 지하에 교통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12.5㎞ 구간의 터널 공사다. 현대건설은 공시를 통해 발주처의 사업계획 변경으로 계약이 해지됐으며, 이미 투입한 공사비는 정산을 마쳐 재무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 라인 개발계획도 당초 구상보다 축소·지연되고 있다. 사우디는 사막 한가운데 길이 170㎞, 높이 500m의 직선형 건축물을 세워 최대 900만명이 거주하는 미래도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가 2030년까지 개발할 구간을 전체 170㎞ 중 2.4㎞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 총재가 더 라인을 2030년까지 완공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들어 사우디가 2034년 월드컵을 위해 추진하던 ‘네옴 스타디움’ 건설 계획도 무기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재건·물류망 주목

사우디가 투자의 무게중심을 대형 도시개발에서 제조업과 에너지 인프라로 옮기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수주 기회를 찾고 있다. PIF는 지난 4월 발표한 첨단 제조업과 산업·물류, 청정에너지·인프라 등을 중점 투자 분야로 제시한 ‘2026∼2030년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E&A는 주바일 산업단지에 암모니아·요소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우디 비료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동에서 SAN-7 비료 플랜트 사업 이후에도 후속 화공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E&A의 향후 수주 후보로 사우디 카프지 가스전 사업과 카타르 요소 플랜트 사업 등을 꼽았다.

대우건설은 지난 6월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중심으로 플랜트·토목·건축 부문이 참여하는 ‘중동재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전쟁 피해를 입은 중동 국가의 에너지 시설과 전력·항만 등 기반시설 복구사업을 발굴하고, 중장기적으로 이란 시장 재진출도 추진하기 위해서다.

건설업계에서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화물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걸프 국가들의 수송망 재편도 새로운 건설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자료에서 중동 국가들이 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수송로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에너지·물류망 다변화를, 오만은 철도와 항만을 연계한 물류시설 확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유관·항만·철도 등 기반시설 사업도 국내 건설사들의 잠재적인 수주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러한 수요가 실제 발주와 수주로 이어지려면 중동 정세가 먼저 안정돼야 한다. 김승준·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공개한 ‘건설 위클리, 불안해지는 중동’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으로 중동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하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뿐 아니라 향후 발주를 기대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들 일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피니언

포토

초아, “AI인 줄” 감탄 부른 미모
  • 초아, “AI인 줄” 감탄 부른 미모
  • 윤아, 중단발 변신…강렬 카리스마에 섹시미까지 '팔색조 매력'
  • 박보영, 오프숄더 드레스 자태…반전 글래머 몸매 '눈길'
  • 채수빈 미소에 '나 충전 다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