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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 검증 뒷전인 채 ‘쇼츠 촬영장’ 전락한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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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시작한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세계일보 취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 국감 첫 일주일 동안 만들어져 온라인 공간에서 유통된 관련 쇼츠가 852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같은 기간 108건, 지난해 137건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폭증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쇼츠란 유튜브가 제공하는 1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다. 자연히 국감장에서 의원들과 피감 기관장들 간에 오간 질의·응답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편집해 내보내는 이른바 ‘짜깁기’가 불가피하다.

저마다 생업이 있는 시민들이 온종일 TV 앞에 앉아 국감을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언론사 취재진이 국감장에 들어가 의원들 질의와 기관장들 답변 내용을 경청·분석한 뒤 가장 중요한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기여해 온 것이 오랜 관행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의원 본인과 그 보좌진은 물론 심지어 유튜버들까지 국감 장면을 찍은 영상을 편집한 뒤 유포하는 행태가 보편화했다. 흔히 ‘레거시 미디어’로 불리는 기성 언론에 대한 반감 때문인 듯한데 매우 위험한 현상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10월 실시되는 국감은 지난 1년간 행정부·사법부가 제대로 일했는지 민의의 대표인 입법부가 검증하고 평가하는 자리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쇼츠는 피감 기관장을 겨냥한 의원들의 고함 지르기 또는 여야 의원들 간 막말 주고받기 말고 볼 게 없다. 당장 법사위 국감 도중 촬영된 쇼츠만 해도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시절 임명된 조희대 대법원장,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각각 악마화하는 내용뿐이다. 이쯤 되면 특정 정당 지지자들만을 위한 ‘도파민 자극제’라는 혹평을 들어도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여야 의원들 보좌진이 제대로 된 정책 질의를 위한 자료 수집보다 쇼츠용 영상 촬영·제작에 더 신경을 쓴다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1980∼1990년대 국회에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청문회 스타’가 있었다면 이제는 ‘쇼츠 스타’가 되길 꿈꾸는 것인가. 국감에 임하는 의원들에게 정작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은 질문의 정확한 의도가 뭔지, 그렇게 해서 어떤 답변을 이끌어 냈는지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신사협정’을 맺어 소속 의원들의 국감 쇼츠 촬영·활용 자중을 당부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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