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당을 대신해 사과하고 추 지사에게 직접 사과를 요청한 가운데, 추 지사도 순직 소방관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발언을 사과했다. 추 지사는 이후 별도 사과문을 올렸지만, 국민의힘은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현장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18일 공세를 이어갔다.
논란은 추 지사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하면서 불거졌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 인건비 등 구조적 재정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방관의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 취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추 지사의 발언에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용우 대변인이 16일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논평한 데 이어, 이주희 원내대변인과 김민석 대표도 전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언론 공지를 통해 당을 대신해 사과하고 추 지사에게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적절한 발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도 밝혔다.
추 지사는 같은 날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오후 2시쯤 빈소에 도착한 추 지사는 유족과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고, 김 대표의 사과와 직접 사과 요청이 공개됐을 때도 빈소에 머물고 있었다.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추 지사는 국감 발언을 “표현상의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이 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추 지사는 도 차원의 예우와 유족 지원도 약속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추 지사의 빈소 사과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화지문 설참신도(口禍之門 舌斬身刀)”라는 글을 올렸다.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는 뜻으로, 말을 삼가야 한다는 경계의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정 의원은 추 지사가 발언의 본뜻을 해명하기보다 상처받은 이들에게 먼저 진심으로 사과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방금 전 사과를 하셨는데 정말 잘하셨다”고 적었다.
추 지사는 이후 SNS에 별도 사과문을 올려 “해당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소방공무원의 헌신에 걸맞은 예우와 처우 개선, 더 안전한 근무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직접 사과 전 민주당의 사과를 ‘대리 사과’라고 비판했다. 추 지사가 빈소에서 사과한 뒤에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사과하러 간 것인가, 변명하러 간 것인가”라며 “순직 소방관의 빈소는 추 지사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민원실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18일에도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추 지사의 사과를 “등 떠밀려 내놓은 사과”라고 했고, 정점식 의원은 “사과하라고 해서 하는 건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소방대원들의 안전은 국가가 지켜야 한다”며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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