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가 러닝을 새로운 고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객실에서 쉬고 식사를 즐기는 기존 호캉스에서 벗어나 호텔 주변을 달리고 음악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모습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남산 러닝에 DJ 음악을 결합한 행사를 준비했고, 소노호텔앤리조트는 제주와 경주 등 전국 관광지를 무대로 러닝 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이 숙박시설을 넘어 운동과 취향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1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오는 11월 8일 러닝과 음악을 결합한 'HYATT RUN – 5K Hybrid Trail Run & Morning Rave'를 개최한다.
행사는 오전 6시 참가자 등록을 시작으로 오전 7시 러닝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평소 호텔 회원들에게 개방되는 테니스 코트에 모여 준비운동을 한 뒤 남산 일대 약 5㎞ 코스를 달린다.
이번 행사는 기록 경쟁보다 개인의 속도에 맞춰 달리거나 걸으며 운동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러닝 전문 플랫폼 클투(CLTOO)가 운영 파트너로 참여한다.
달리기가 끝나면 호텔 내 제이제이 마호니스에서 모닝 레이브가 열린다. DJ 음악을 즐기며 호텔 페이스트리 셰프가 준비한 간식과 네스프레소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이른 아침 운동과 음악, 교류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은 것이다.
참가비는 1인 5만원이다. 참가자에게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아이스링크 주중 이용권과 피토메르 페이셜 마스크, ARIH 듀얼 바이오틱 소다, 완주 기념 금메달 등 호텔 측이 10만원 상당으로 안내한 혜택이 제공된다. 참가비 일부는 장애인 거주시설 가브리엘의 집에 기부된다.
소노인터내셔널도 러닝과 숙박, 지역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노 런트립 180K'다. 전국 18개 소노호텔앤리조트의 러닝 코스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11월 강원 홍천에서 시작해 올해 제주와 비발디파크, 경주 등으로 무대를 넓혔다.
지난 7월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행사에는 약 10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단지 내 산책로를 달리는 10㎞ 로드런과 스키 슬로프를 오르는 버티컬런에 참여했다. 완주자 전원에게는 오션월드 입장권이 제공됐다. 달리기를 마친 뒤 워터파크에서 휴식까지 즐기도록 구성했다.
제주에서는 러닝과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결합했다. 지난 3월 소노캄 제주와 제주올레 4코스 일대에서 열린 행사에는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약 13㎞ 러닝과 반려견과 함께하는 6㎞ 코스가 마련됐다.
객실과 조식, 러닝 참가권을 묶은 숙박 패키지도 판매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을 지역 관광과 야외 활동으로 확장한 사례다.
지난 4일에는 경주 보문호반길에서 야간 러닝 행사를 개최했다. 9㎞ 메인런과 7㎞ 펫런으로 구성하고, 완주자에게 메달과 소노캄 경주 풀앤스파 이용권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러닝을 고객과의 접점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은 호텔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이키는 '나이키 런 클럽(NRC)'을 통해 운동 기록과 코칭, 챌린지,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용자는 달린 거리와 속도를 기록하고 다른 러너들과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제품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러닝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러닝과 음악, 문화행사를 연결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는 나이키와 함께 남산을 달리는 '커뮤니티 개더링스 008: 나이키 러닝'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남산이라는 도심 속 자연환경을 브랜드 커뮤니티 활동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이번 행사와 닮았다.
호텔과 스포츠 브랜드가 러닝을 활용하는 목적에는 차이가 있다. 스포츠 브랜드는 운동을 매개로 소비자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는 반면, 호텔은 숙박과 식음료, 레저시설을 러닝과 연결해 새로운 방문 수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러닝 후 모닝 레이브를 선보이고, 소노호텔앤리조트가 러닝과 워터파크·지역 관광을 결합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호텔업계의 경쟁 무대가 객실과 식당을 넘어 야외 활동으로 넓어지고 있다. 고객이 호텔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경험하고 돌아가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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