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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해 보낸 LG 리드오프 홍창기, 그럼에도 ‘염갈량’은 홍창기를 믿는다...과연 홍창기의 ‘출루본능’은 준PO에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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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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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프로야구 LG의 홍창기는 특이한 유형의 타자다. 프로필상 신장 189cm, 94kg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지만, 장타 툴이 거의 없다. 2016년에 프로에 데뷔해 2020년부터 풀타임 주전으로 올라섰으니 올해까지 7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통산 홈런이 17개에 불과하다. 드넓은 잠실을 홈 구장으로 쓰는 탓도 있지만, 스윙 메커니즘이 레벨 스윙이라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생산에 주력한다. 그래서 2루타는 꽤 만들어내도 홈런을 치기는 쉽지 않다.

 

홍창기가 경쟁이 치열한 KBO리그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출루다. 아니 2020년대 KBO리그를 대표하는 ‘출루머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까지 통산 출루율이 무려 0.421에 달한다. 통산 타율이 0.301이니 순출루율이 0.120이라는 얘기다.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공에는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는 압도적인 선구안에 공을 끝까지 지켜보며 스윙하는 매커니즘 덕분에 존에 들어온 공을 파울로 커트해내거나 홈런은 아니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낸다. 홍창기가 홈런을 뻥뻥 때려내는 타자가 아니기에 타자들은 그와의 승부를 좀처럼 피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홍창기가 볼넷을 많이 골라낸다는 것만 봐도 그의 선구안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알 수 있다.

 

2024시즌까지만 해도 타율 0.336에 출루율 0.447을 찍으며 LG에서 부동의 리드오프로 활약했던 홍창기는 지난해 5월 수비 도중 동료와의 충돌로 인한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51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이 0.287로 떨어졌고, 출루율도 0.399로 4할이 무너졌다.

 

지난 시즌은 부상 때문이라고 치자. 그러나 올 시즌엔 풀타임 주전 도약 이후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시즌 타율이 0.239에 불과했다. 128경기에 출전했지만, 안타 수도 99개로 급감했다. 매년 1개 이상은 쳤던 홈런도 0개. 장타율도 0.284에 불과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에서 WRC+가 97.5로 이제는 평균 이하의 타자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OPS는 0.659로 팀 동료 오스틴의 장타율(0.635)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홍창기의 출루 본능은 그나마 살아있었다. 2할4푼도 되지 않는 타율에도 출루율은 0.375를 기록했다.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은 0.136. 78개의 볼넷과 16개의 사구를 얻어낸 덕분이었다. 아직 홍창기를 라인업에 넣을 이유는 있는 셈이다.

 

주전 도약 후 최악의 부진으로 인해 홍창기는 올 시즌 후반기엔 자신의 상징이었던 1번 타순을 내주고 하위 타순을 전전해야 했다. 그럼에도 ‘염갈량’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를 믿고 있다. 객관적 전력 열세에 마무리 손주영의 부상 여파 등으로 인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이길 구석이 크게 보이지 않는 LG로선 홍창기의 출루본능이 부활해 누상에 많이 나가주는 게 승리 가능성을 올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LG는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염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홍창기를 1번 타자에 배치했다. 그러나 홍창기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출루는 1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게 전부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후 승장 인터뷰에서 염 감독은 홍창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신뢰와 기대를 전부 거두지는 않은 모양새였다. 그는 “우리의 포스트시즌 키플레이어는 홍창기와 문보경이다. 어쨌든 창기가 많이 출루를 해줘야 우리 팀의 득점력이 올라가고 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홍창기를 1번 타자로 기용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발언이었다.

 

LG는 마운드가 헐겁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불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데, 팀 내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불펜 투수인 고우석은 지난달 2일에야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와 국내 선수는 7월31일까지 등록해야만 포스트시즌을 뛸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이번 가을에는 아예 마운드에 설 수 없다. 목 6,7번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도 빠졌던 마무리 손주영은 다행이 준PO 엔트리에는 들었으나 컨디션이 100%일 리가 만무하다.

 

결국 타선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내줘야만 헐거운 마운드를 상쇄시키며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홍창기의 출루 본능 부활 여부에 따라 LG 타선의 화력이 달라질 수 있기에 총창기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홍창기 개인에게도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절실하다. 홍창기는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대졸에다 주전 도약도 늦었던 1993년생인 홍창기는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첫 FA 자격을 얻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비FA 다년계약 여부가 관심을 모았고, 실제로 LG에서도 제안을 받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하지만 하필 올 시즌 최악의 한해를 보내는 바람의 시즌 뒤 열릴 FA 시장에서 홍창기에 대한 평가는 박해질 게 분명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번 가을에 자신의 진가와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과연 홍창기는 LG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많은 게 달린 준플레이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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