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패딩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9월 한 달간 패딩 조끼 거래량은 전월보다 4배 이상으로 뛰었고, 경량 패딩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신사와 W컨셉, 29CM 등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도 가을·겨울 의류 수요가 일찍부터 나타났다. 패션업계는 경량 패딩 신제품을 앞당겨 출시하며 겨울 아우터 시장 선점에 나섰다.
16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발표한 월간 패션 트렌드 리포트 '크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지난 9월 패딩·바람막이 거래량은 전월 대비 117%, 거래액은 135% 증가했다. 거래량은 2배 이상, 거래액은 2.35배로 늘어난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패딩 조끼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전월 대비 거래량이 335% 급증했다. 경량 패딩은 193%, 숏 패딩은 179%, 롱 패딩은 130% 증가했다. 가장 많이 거래된 품목은 바람막이로, 거래량이 전월보다 86% 늘었다.
아우터 구매는 남성 소비자가 이끌었다. 20대 남성의 거래량은 전월 대비 168%, 30대 남성은 163% 증가했다. 10대 남성은 180%, 40대 남성은 129% 늘었다. 여성도 전 연령대에서 거래가 증가했으며, 10대와 40대 여성의 증가율은 각각 107%, 97%였다.
검색량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바람막이 검색량은 전월보다 84%, 경량 패딩은 136%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살로몬 패딩 검색량이 378% 급증했다. 몽벨 바람막이는 108%, 노스페이스 바람막이는 85%, 노스페이스 경량 패딩은 84% 늘었다. 나이키 바람막이와 아크테릭스 바람막이도 각각 83%, 59% 증가했다.
이른 패딩 수요는 크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무신사에서도 8월부터 경량 패딩 거래가 크게 늘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경량 패딩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8% 증가했다. 거래액이 1년 만에 8.18배로 늘어난 것이다.
무신사는 수요 증가에 맞춰 9월 9일부터 19일까지 '2026 FW 경량 패딩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노스페이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비롯해 노티카, 무신사 스탠다드 등 입점 브랜드가 참여했다. 가을·겨울 신제품과 단독 발매 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했다.
여성 패션 플랫폼에서도 가을 의류 구매 시점이 빨라졌다.
W컨셉이 8월 23~28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을 의류 거래액은 직전 비교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니트 거래액이 85% 늘었고, 미들힐 40%, 토트백 35%, 아우터 20% 순으로 증가했다. 앞서 8월 7~11일에는 가을 패션 관련 검색량이 직전 5일보다 360%, 아우터 거래액은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CM에서는 스웨이드 재킷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8월 7~18일 스웨이드 아우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웨이드 재킷 검색량도 직전 주보다 140% 이상 늘었다.
실제 판매 상품으로는 오버듀플레어와 루에브르의 스웨이드 재킷이 소개됐다. 29CM는 이런 수요에 맞춰 니트웨어와 가죽 재킷, 블루종, 트렌치코트부터 코트와 무스탕까지 판매하는 가을·겨울 사전 주문 기획전을 운영했다.
패션 기업들도 경량 패딩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LF의 헤지스는 지난 9월 경량 패딩 '노바'를 출시했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아우터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전개하는 헬리녹스 웨어도 9월 10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경량 패딩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 상품은 '이클립스 팩 다운 재킷'이다.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의 전 색상과 티타늄 코팅 안감을 적용한 '스펙트라 이클립스 팩 다운 재킷'을 선보였다. 스펙트라 제품은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헬리녹스 웨어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강남과 잠실 등 주요 상권에 매장 5곳을 열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 매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25%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능성 아우터를 둘러싼 경쟁은 크림의 브랜드별 검색량에서도 확인된다. 살로몬과 몽벨은 물론 노스페이스, 나이키, 아크테릭스 등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일상복과 야외 활동복의 경계가 옅어지면서 가볍고 활용도가 높은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기능성뿐 아니라 희소성을 앞세운 협업 상품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크림에 따르면 '나이키 x 스투시 윈드러너 자켓 오프 느와르'는 발매가 22만9000원보다 약 210% 높은 평균 71만원에 거래됐다. 발매가보다 약 48만원 비싼 가격이다.
'이지 x 고샤 루브친스키 벌처 WB-01 자켓'도 화이트 색상은 발매가 대비 161%, 모카 색상은 125%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들 제품은 일반적인 겨울 아우터와 달리 브랜드 간 협업과 한정된 공급 물량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이다. 크림에서 거래되는 협업 상품의 가격을 전체 패딩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업계의 가을·겨울 상품 판매 시점도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무신사는 8월부터 경량 패딩 거래액이 크게 늘었고, W컨셉과 29CM에서는 니트와 스웨이드 재킷 등 간절기 의류가 먼저 인기를 끌었다.
9월에는 크림에서 패딩과 바람막이 거래량이 동반 증가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제품별 수요가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바람막이는 거래량에서 앞섰고, 패딩 조끼와 경량 패딩은 증가율이 높았다. 브랜드 협업 제품은 높은 재판매 가격으로 관심을 모았다.
소비자들이 겨울이 오기 전부터 아우터를 구매하고 있고, 패션 기업들도 가을 초입부터 신제품과 기획전을 앞세워 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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