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울 없어도 가슴 피부 함몰·습진 지속되면 진료 필요해
원격전이 시 5년 생존율 50.4%…20·30대도 증상 땐 검사
가슴 가려움과 화끈거림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세제를 바꿔보라는 권유를 받은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했지만, 약 6년 뒤 뇌와 간 등 여러 장기로 암이 전이됐다.
영국에 거주하는 킴벌리 브라운(39)은 2020년 9월 오른쪽 가슴에서 겨드랑이까지 이어지는 부위에 가려움과 화끈거림을 느꼈다. 병원에서는 세탁세제나 바디워시에 의한 피부 자극 가능성을 설명했다. 이후 가슴에서 작은 멍울이 만져져 다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는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 한동안 암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2월 심한 두통과 시야 이상이 나타났고, 검사에서 유방암이 재발해 4기로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8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는 뇌 병변 10개를 비롯해 간·폐·골반 등 여러 부위에서 전이성 병변이 발견됐다.
이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처음 나타난 증상이 가슴 가려움과 화끈거림이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증상은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에서도 흔히 나타나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다른 변화가 동반된다면 유방 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멍울 없어도 나타나는 유방암…피부 변화 살펴야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이나 겨드랑이에서 만져지는 멍울이다. 그러나 멍울이 없어도 피부나 유두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유방 피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귤껍질처럼 변하는 증상, 피부색 변화, 유두가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현상 등을 유방암 의심 증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유두 주변에 습진처럼 발진이 생기거나 임신·수유와 관계없이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에도 검사가 필요하다. 가슴이나 겨드랑이의 통증이 지속될 때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나 화끈거림만으로 유방암을 판단할 수는 없다. 피부염이나 접촉성 알레르기 등 비교적 흔한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다른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다. 가려움과 함께 멍울이 만져지거나 피부색 변화, 유두 발진 등이 생긴다면 유방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염 치료를 받은 뒤에도 증상이 낫지 않거나 새로운 멍울이 발견됐을 때도 재진료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단순 피부 질환으로 판단했더라도 증상이 달라지면 추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국내 여성 암 1위…원격전이 땐 생존율 50.4%
국내에서도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여성 유방암 신규 환자는 2만9715명으로 전체 여성 암 환자의 21.6%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9.2%로 가장 많았고 40대 28.9%, 60대 22.1% 순이었다.
2019~2023년 진단받은 여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4.8%였다. 상대생존율은 같은 연령·성별의 일반 인구와 비교한 암 환자의 생존 수준을 뜻한다. 치료 성적은 높은 편이지만, 진단 후 5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은 남아 있다.
암이 처음 발견됐을 때 얼마나 퍼져 있었는지에 따라서도 생존율 차이가 컸다. 암이 유방에 국한된 상태에서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9.2%였지만,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까지 퍼진 국소진행 단계에서는 93.6%로 낮아졌다.
뇌나 폐, 간, 뼈 등 먼 장기로 퍼진 원격전이 단계에서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50.4%였다.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처음 진단 당시 원격전이가 확인된 비율은 4.6%였다.
이 생존율은 첫 암 진단 당시 전이 여부와 범위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치료 후 재발해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의 예후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재발 위험과 치료 결과는 진단 당시 병기, 암의 특성, 치료 방법 등에 따라 달라진다.
◆40세 미만도 증상 계속되면 검사받아야
국내 국가암검진은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시행한다. 20~30대는 정기 국가검진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이 연령대에서도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멍울이나 유두 분비물, 피부 변화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검진 대상 연령까지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료진은 증상과 진찰 결과에 따라 유방초음파나 유방촬영술을 시행하고, 의심스러운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로 확인한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다. 평소 가슴과 겨드랑이의 상태를 살피고, 이전과 다른 변화가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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