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美 정보협력 관련 설명 있었다
백악관 소통 한계 시인…쿠팡 적극 설명”
정동영 ‘구성 발언’, 협의 채널 통해 설명
정청래 비자 거부 관련해선 “美 설명 없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의 주미대사관·주애틀랜타총영사관·주시카고총영사관·주휴스턴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불거진 한·미 정보협력 이상기류와 미 당국과의 소통 문제 등에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집중됐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특히 미국이 한국의 현 정보라인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동훈 “미측, 현 정보라인과 못 가겠다는 것 아닌가”
한 의원은 “제가 파악한 사실”이라는 전제로 이날 국감에서 9월 1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워싱턴 외교장관회의에서 “루비오 장관이 현재 대한민국의 정보라인 지휘부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고, 이걸 정상화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걸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 이런 요청을 한 사실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루비오 장관이 향후 앞으로 더 이상 미국으로부터 나온 정보가 누설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요청 내지 당부가 있었다”며 이와 관련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당시 회담에 배석했던 강 대사는 “‘문제제기’(라기)보다 미국 측의 설명이 있었다”며 사실상 미측에서 한국과의 정보 협력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던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정보 협력에 문제가 있다는 (미국의) 말이 있었다”면서도 “구체적 인사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당시 외교장관회의 직후 한국 외교부나 미 국무부의 공식 발표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한 의원이 추가 질의를 통해 “이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교체하라고는 안 하겠지만, 이 (정보)라인(이종석 국정원장 등)과는 못 가겠다는 미국의 입장 표명 아니겠는가”라고 묻자 강 대사는 “(조 장관이) 귀국하셔서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해결되는 방안으로 노력하겠다고 했고 진전이 있었다는 것은 미측도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한 의원의 “우리 측의 대응이 이뤄졌냐”는 질문에 “미측이 기대하는 만큼 충분히 해소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 대사는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구성’ 발언과 관련해 경위를 설명해달라고 강 대사에게 요청했느냐는 질문엔 “통화를 한번 주신 적이 있다”며 “저희가 통상적으로 하는 협의 채널을 통해 제가 상대들에게 그런 얘기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백악관 소통에는 한계 시인”
강 대사는 대미 외교·군사·정보 채널 중 군사·정보 채널이 원활하지 않다는 국민의힘 김건 의원의 지적엔 외교 채널은 각급에서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군 채널은 잘 작동하고 있으나, 정책 차원의 이견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 전쟁부(국방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저도 전쟁부 고위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면담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장을 만드려고 애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강 대사는 그러면서도 “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자주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만큼의 고위급에서의 협의는 지금으로선 저도 답답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상적인 외교 관례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과는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강 대사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한국이 자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쿠팡 사태’와 관련 미국에 설득 노력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김 의원 질문엔 “쿠팡과 관련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국자는 물론이고 의회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있고, 법집행을 넘어서 우리 법체계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미국의 법체계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설명을 드리고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사로서의 공개 발언 외에도) 미국과의 협의에 있어서는 훨씬 더 깊이 있는, 다양한, 문제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 지금까지 소통해왔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 진전 없어”
강 대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은 늘 있지만, 수치로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구체적인 진전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를 대화 상대로 더 이상 삼지 않겠단 입장이어서 북·미 간 대화가 열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북·미 대화가 열리는 과정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그 대화가 결국 남북 대화로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의원은 이날 강 대사에게 지난달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회담과 관련 “루비오 장관이 한국의 한 대기업이 중국의 제재 가능성 때문에 미국의 유력 방산기업과의 거래 협의를 중단했고, 그 점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좀 챙겨봐 달라, 이런 요청을 한 사실이 있는가”라고도 물었다. 강 대사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한 의원이 “한국 기업이 중국의 제재 가능성 때문에 미국 기업과의 거래나 협력을 꺼려하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건 맞는가”라고 재차 묻자 “그런 상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와 관련 “기업 측에서 미측과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은 국민의힘 송석준 위원장 주재 하에 같은 당 고동진·김건 의원, 더불어민주당 맹성규·박성준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참석했다. 정청래 의원이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미측은 비자 발급 거부와 관련해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사는 “비자 심사건에 대해서는 발급 또는 거부, 이렇게 나오는데 연유에 대해서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정 의원 건과 관련) 아쉽게 생각하고 공관 차원에서 문의를 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을 얻을 수 있는 매커니즘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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