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훈 기자]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은 광주에서”
KIA와 LG의 2026 KBO리그 최종전이 열린 12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이날 경기 전까지 KIA가 78승2무63패로 3위, LG가 78승1무64패로 반 경기 차 뒤진 4위에 위치해 있었다. 이날 승자가 최종 3위를 확정해 준PO 직행 티켓을 확정짓는 그야말로 외나무다리, 단두대 매치였다.
2-2로 양팀이 팽팽히 맞선 8회말 KIA의 공격. 승부가 연장으로 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찰나, 8회말 KIA의 선두타자 박재현이 재치 넘치는 3루 방면 기습 번트로 출루에 성공하며 미세한 균열을 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건 KIA의 간판타자 김도영. 진정한 슈퍼스타는 팀이 필요로 할 때 한 방을 쳐주는 이라고 했던가. 김도영은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갈 생각이 아예 없었다.
김도영은 LG의 좌완 불펜 존 케네디의 바깥쪽 슬라이더 유인구를 연달아 참아내며 2B-0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케네디는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시속 131km짜리 슬라이더를 한 가운데 던졌고, 김도영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김도영이 벼락같이 받아친 타구는 아름다운 호를 그리며 130m를 날아가 챔피언스필드의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김도영의 시즌 45번째 홈런이자 개인통산 100번째 홈런이었다.
이 홈런 한 방으로 KIA는 승기를 제대로 잡았고, 김도영은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4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있던 KT 힐리어드는 이날 삼성전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팀의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과 홈런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김도영은 2024시즌에 이어 2년 만에 정규리그 MVP 트로피 탈환도 유력해졌다.
4-2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마지막 수비에 나선 KIA는 8회 무사 1루에 올라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던 마무리 전상현을 그대로 마운드에 올렸고, 전상현은 세 타자를 삼진 1개를 곁들어 범퇴처리하며 KIA의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최종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3위를 차지한 KIA는 17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를 안방인 광주로 불러들여 준PO를 시작한다.
반면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LG는 전반기를 마쳤을 때만 해도 삼성과 승차 없는 2위로 정규리그 1위를 노릴 만한 페이스였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내리 7연패를 당하며 3위로 처진 게 컸다. 3위라도 수성해야 했지만, 지난 3~5일 KIA와의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을 포함해 KIA에만 7연패를 당하는 수모 끝에 4위로 가을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이어가다 시즌 도중 합류한 고우석은 이날 4회부터 2.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를 보였지만, 자신의 뒤를 이어 등판한 케네디가 결승포를 얻어맞으면서 빛이 바래졌다.
2026 KBO리그는 4위 LG와 5위 두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포스트시즌의 포문을 연다. 14~15일 이틀간 펼쳐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가 예정된 잠실구장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인 LG와 두산의 맞대결로 치러져 그 의미가 더욱 커지게 됐다. 4위 LG는 2경기에서 최소 1무만 해도 준PO에 오를 수 있고, 두산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기에 LG가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다만 두산은 일찌감치 5위를 확정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했다. 두산은 1차전에서 올 시즌 11승 7패 평균자책점 2.24(1위) 탈삼진 197개(1위)를 기록한 현시점 KBO리그 최강 에이스 곽빈을 선발로 낼 것으로 보이고, 2차전도 14승5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한 2년차 우완 최민석이나 대체 외인으로 합류해 9승7패 2.31의 호성적을 낸 좌완 외인 벤자민을 낼 수 있다. 3위 확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던 LG로선 가을 야구 초장부터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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