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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투매에 코스피 6400선 붕괴… 주병기 “재벌은 착취적”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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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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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호실적에도 코스피가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밀려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와 동떨어진 흐름을 보이며 6400선마저 붕괴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3.65% 내린 6384.24에, 코스닥지수는 4.83% 내린 849.19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3.65% 내린 6384.24에, 코스닥지수는 4.83% 내린 849.19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호실적’ 무색한 외인 ‘팔자’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로 장을 마쳤다. 앞서 8일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107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하는 등 반도체 업황은 견조하지만 외국인 중심의 투매가 이어진 탓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5000억원을, 기관은 1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대규모 매물 출회에 대장주 주가도 고꾸라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4% 넘게 급락해 24만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도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60만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반면 대만 가권지수가 전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낙폭을 좁히는 등 주요국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상반기 글로벌 1위였던 코스피의 연초 대비 수익률(51.49%)은 대만(70.22%)에 역전당했다.

 

증권가는 한국 증시가 유독 부진한 원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수익 구조를 꼽는다. 미국과 대만이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누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견조한 실적이 곧바로 외국인 순매수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든 국면인 만큼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나 2차전지 등으로 투자를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가는 한국 증시가 유독 부진한 흐름을 겪는 핵심 원인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지목한다.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고스란히 흡수하는 미국 및 대만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때일수록 테크 내 분산이 중요한데 코스피는 메모리 완성업체에 치우쳐 있다”며 “상반기 메모리에 대한 기억을 잊고 물량 확대 측면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나 2차전지, 전력 업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주병기 “재벌은 착취적” 소신 발언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은 재벌과 대기업 집단”이라고 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현장조사를 거부하는 등 공정위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쿠팡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겁게 보고 있다”며 엄정 조치를 예고했다.

 

주 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한 교수 시절 발언과 관련해 “제 표현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경영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소신을 가지고 개척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기업 중에 몇이나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쿠팡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정위 법 집행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의 조사권 집행이 정지된다면 경제적 약자의 최후의 보루인 공정거래법 관련 법률의 집행이 불가능해진다”면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얻어지는 법익이 무엇인지 불명확하지만, 인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공익에 대한 심대한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8월 가격 맞춤형 쿠폰의 할인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쿠팡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쿠팡 측은 사전 통지가 없었다며 법 집행을 거부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여야도 법 집행을 무시하는 쿠팡의 행태를 지적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쿠팡이 한국 내에서 공정위 법 집행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그런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고,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도 “국내 소비자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막대한 이익을 벌어가고 있는 기업이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있는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홀(왼쪽), 마이클 우드퍼드 교수. 스웨덴 왕립과학원 제공
로버트 홀(왼쪽), 마이클 우드퍼드 교수. 스웨덴 왕립과학원 제공

◆거시경제 안정화 이끈 ‘새 케인스주의’ 공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한 미시경제 토대를 규명한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홀(83) 스탠퍼드대 교수와 마이클 우드퍼드(71) 컬럼비아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2일(현지시간) 이들 2명을 2026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왕립과학원은 “두 사람의 연구는 경제 안정화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등장한 ‘새 케인스주의’ 모형은 안정화 정책이 경기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정량화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두 학자는 모두 세계적인 거시경제 석학이다. 홀 교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78년부터 2013년까지 전미경제연구소(NBER) 경기변동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를 지냈다. 2010년 미국경제학회(AEA) 회장을 역임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기관에 정책을 자문해왔다. 우드퍼드 교수는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미경제연구소 행동거시경제학 연구그룹을 공동 설립했으며, 현재 컬럼비아대에서 인지·행동경제학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경제 주체들이 미래 정책과 물가를 예측해 행동한다는 점을 경제 모형에 반영해 기존 이론의 결함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고물가와 고실업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기존 케인스주의 모형이 한계에 부딪히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나 생산, 소비 등 거시경제 변수 간의 통계적 상관관계에 의존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개별 가계와 기업이 미래를 내다보고 행동한다는 미시경제적 기초 위에 새로운 모형을 구축한 것이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이 구축한 거시경제 모형이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과 각국 재무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을 시장에 미리 알리는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지침) 역시 이들의 기대 형성 연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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