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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공습에 사우디 영공 비상… 유럽·亞 잇는 하늘길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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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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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공항 연쇄 피격·운영 중단
항공편 1000여편 취소·우회 운항
美 FAA 등 각국 항공사 안전 경고
중동 항로 폐쇄에 운항 부담 가중
NYT “사우디·후티 비대칭성 부각”
사우디·이란 외무 긴장 완화 논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과 예멘 정부군·사우디아라비아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양측이 주요 공항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국제 항공 운항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통로 중 하나인 사우디 영공이 미사일 위협에 노출되면서 항공사들이 1000여편의 항공편을 취소하고 수십편을 다른 공항으로 돌렸다고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 공격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AFP연합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 공격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AFP연합

이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지속적인 군사 활동과 항법 시스템 간섭에 따른 안전 위험을 이유로 미 항공사들에 사우디 운항 또는 영공 통과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항공고시보(NOTAM)를 발령했다. FAA는 이번 경고가 올해 12월10일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캐나다, 독일도 자국 항공사들에 사우디 전역 또는 상당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것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고, 영국과 호주 등은 자국민들에게 사우디 리야드 공항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리야드에서 개막한 세계석유협의회(WPC) 에너지회의도 차질이 빚어졌다. 엑손모빌과 토탈에너지, 셸, BP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에너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동 차질’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중동에서 몇 안 되는 안전한 항로로 여겨졌던 사우디 상공이 위협받으면서 유럽과 아시아 간 하늘길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가뜩이나 2022년 우크라이나 영공 폐쇄와 러시아의 서방 항공기 영공 차단 조치에 더해 올해 발발한 이란 전쟁으로 이라크 상공의 주요 항로마저 폐쇄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우디 상공으로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마저도 후티의 공습으로 운항 부담이 커졌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은 10일에 이어 11일에도 후티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발사체의 공격을 받았다. 10일 킹칼리드 공항을 겨냥한 미사일 타격으로 사우디인 4명을 비롯해 미국 등 다국적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친 참사 이후 불과 하루 만이다. 이날도 파키스탄 국적자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이 밝혔다. 또한 이 공격으로 공항 제4터미널에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공격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AP연합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공격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AP연합

사우디 당국은 전날 공항 운영을 전면 중단했고, 이날부터 14일까지 리야드 내 모든 학생과 교직원의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 수업으로 긴급 전환했다. 후티는 전날 동부 담맘의 킹파드 국제공항도 타격해 운영을 중단시켰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최근 엑스(X)에 “모든 항공사와 전문가, 공항 근로자 및 여행객들에게 사우디 공항과 영공을 이용하지 말 것을 거듭 경고한다”고 적었다. 이에 대응해 사우디 연합군은 후티가 점령 중인 예멘 수도 사나 국제공항 등을 공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일주일간 이번 사우디의 국제공항 공습으로 ‘잃을 게 많은’ 사우디와 ‘잃을 게 없는’ 후티 간 분쟁의 비대칭성이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사우디 전문가 그레고리 고스는 “사우디의 문제는 후티가 사우디 기반 시설을 공격했을 때 사우디가 입는 피해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라며 “리야드 공항에 대한 공격은 사우디 투자를 고려하던 사람의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전화 통화로 최근 역내 분쟁 격화 상황과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양국 간 외무장관 접촉은 후티의 공격으로 사우디에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며 역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으며, 접촉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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