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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만 12번 다니던 아이가 억만장자로…스스로 연봉 93% 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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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원 기자 rewonv@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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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미혼모 아들로 태어난 르브론 제임스
연봉 700억→52억, 41세의 마지막 우승 도전

약 700억원이던 연봉이 52억원이 됐다. 깎자고 나선 건 선수 자신이었다.

 

어린 시절의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 제임스 SNS 캡처
어린 시절의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 제임스 SNS 캡처

르브론 제임스(41).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다. 그는 지난 7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2년 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번 시즌 연봉은 390만 달러. 지난 시즌 LA 레이커스에서 받은 5260만 달러의 13분의 1이다. 18세에 프로 무대에 데뷔했을 때 받은 돈보다도 적다.

 

이유는 우승이다. 필라델피아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1983년, 르브론이 태어나기 1년 전이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멈춘 시계를 다시 돌리러 갔다. 정상에 오르면 마이애미, 클리블랜드, LA에 이어 4번째 팀에서 우승하는 NBA 최초의 선수가 된다.

 

새 팀 유니폼을 처음 입고 나선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해지려면 편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

 

불편한 삶이라면 그는 일찍부터 익숙했다.

 

열쇠가 없던 아이

 

르브론은 1984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태어났다. 엄마 글로리아는 16세였고 아버지는 곁에 없었다. 3세 무렵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모자는 갈 곳을 잃었다.

 

르브론은 5세부터 8세까지 이사를 12번쯤 했다고 기억한다. 친구 집 작은 아파트에 얹혀살다 눈치가 보이면 다음 집으로 옮겼다. 한때는 석 달 동안 5번 짐을 쌌다.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 80일 넘게 결석한 적도 있다.

 

그 무렵 르브론을 거둔 건 유소년 미식축구 코치 프랭크 워커였다. 같은 팀에서 뛰던 친구의 아버지였다. 워커는 글로리아에게 르브론을 맡아 키울 테니 주말마다 보러 오라고 했다.

 

워커 부부는 매일 아침 6시 30분 르브론을 깨워 학교에 보냈다. 숙제를 마쳐야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그해 르브론은 학교를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미식축구 시즌이 끝나자 워커는 르브론을 농구팀에 넣고 드리블부터 가르쳤다. 훗날 르브론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낼 곳과 먹을 것이 있었다. 워커 가족이 해 준 일을 절대 잊지 못한다”고 돌아봤다.

 

그사이 글로리아는 정부 지원을 받아 방 2칸짜리 아파트를 얻었다. 1년 뒤 르브론은 엄마 곁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처음 집 열쇠를 손에 쥐었다. 그가 어린 시절 가장 좋은 기억으로 꼽은 순간이다.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 제임스 SNS 캡처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 제임스 SNS 캡처

 

집 없는 아이들을 위해

 

2003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르브론은 NBA 신인 선발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2022년에는 현역 NBA 선수 최초로 억만장자가 됐다. 포브스는 그의 재산을 약 14억 달러(약 1조8600억원)로 추산한다. 연봉으로만 5억8000만 달러(약 7700억원) 넘게 벌었다. 역대 NBA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번 돈의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2018년 그의 재단은 애크런 교육청과 함께 공립학교 아이 프라미스 스쿨을 열었다. 학업을 따라가기 힘든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조건을 채운 졸업생은 애크런대학교 4년 등록금을 면제받는다.

 

재단은 학교 근처 오래된 아파트를 고쳐 집을 잃은 학생 가족이 머물 임시 거처로 내놓기도 했다. 르브론 자신처럼 이사를 반복하다 학교를 놓치는 아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유니폼을 입은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 제임스 SNS 캡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유니폼을 입은 르브론 제임스. 르브론 제임스 SNS 캡처

 

연봉 93% 내려놓은 마지막 도전

 

르브론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NBA 역대 득점 1위에 올랐고 3개 팀에서 4번 우승했다. 하지만 아직 보여줄 게 있다고 느꼈고 연봉의 93%를 내려놓은 채 코트에 남았다.

 

계약 직후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돈 때문도, 가족 때문도 아니다. 필라델피아를 우승팀으로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41세의 르브론은 NBA 역사상 처음으로 24년째 코트에 서는 선수가 된다. 혼자 팀을 이끌던 전성기는 지났다. 대신 그가 연봉을 낮춘 만큼 구단은 전력 보강에 쓸 여유를 얻었다.

 

새로운 도전은 미국 현지시간 10월 20일 시작된다. 상대는 지난 시즌 우승팀 뉴욕 닉스다.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그는 석 달에 5번 짐을 싸던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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