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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죄는 대출에 갈 곳 잃은 실수요… ‘식어가는 강남’ 대신 ‘외곽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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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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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전고점 거래 비중 꺾였는데 외곽은 급증… 전셋값·공급 불안에 중저가 단지로 이동
12일 서울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던 강남권의 엔진이 식어가는 사이, 그 온기가 오히려 서울 외곽과 수도권 준핵심지로 옮겨붙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압박이 겹치면서 시장의 판이 바뀌는 모습이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분석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는 뚜렷한 전환점을 보여준다. 올해 3분기 서울에서 비교 가능한 아파트 매매 거래 1만 930건 중 무려 54.7%(5,977건)가 역대 최고가(작년 말 기준 최고 거래가)와 같거나 이를 뛰어넘는 가격에 팔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 둘 중 하나는 ‘신고가’나 ‘전고점 회복’이었던 셈이다. 이 비중은 1분기 38.2%에서 2분기 43.0%, 3분기 54.7%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주목할 점은 불길의 ‘방향’이다.

 

당초 집값 상승세를 이끌던 핵심지의 기세는 사뭇 차분해졌다. 강남구의 전고점 이상 거래 비중은 1분기 55.0%에서 3분기 43.0%로 내려앉았고, 서초구(67.6%→62.6%)와 용산구(71.3%→66.9%) 역시 전고점을 뚫는 비중이 주춤했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늘어난 자금 조달 부담 탓에, 초고가 단지에 섣불리 베팅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그렇게 중심부에서 밀려난 수요는 서울 전역으로 옮겨붙었다. 25개 자치구 중 무려 22개 구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동대문구는 전고점 이상 거래 비중이 45.7%에서 81.9%로 수직 상승했다.

 

성북구(32.1%→68.5%)와 서대문구(44.4%→73.5%) 역시 열기가 뜨거웠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았던 은평구(26.1%→50.0%), 중랑구(13.2%→41.4%), 강북구(8.9%→34.5%), 노원구(8.1%→24.9%)까지 온기가 빠르게 번졌다.

 

온기는 서울 경계를 넘어 경기권 핵심지로도 퍼져나갔다. 경기도 전체로는 22.4% 수준이지만,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성남 분당구는 무려 94.1%의 거래가 전고점을 넘어서며 사실상 거래 대부분이 신고가였다. 성남 수정구(77.2%), 용인 수지구(74.1%), 하남(73.6%) 역시 뒤를 이었다. 반면 의정부(6.4%)나 파주(4.0%)처럼 서울과 거리가 있는 지역은 냉기가 여전해 지역 간 양극화는 더 뚜렷해졌다.

 

결국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투기 수요가 아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실수요자들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최근 수도권 시장은 대출규제와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실수요 관심이 넓어지는 모습”이라며 “여기에 공급 부족 우려와 임대차 가격 상승 등이 맞물려 서울에서는 외곽에서도 전고점 이상 거래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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